동원산업, 잇단 위생논란 [집중 점검]

칼날 통조림에 이은 대장균 참치?

2011-10-04     김시은 기자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한국 수산업계를 선도해왔다고 자부해온 동원산업(사장 김재철)이 40년 정도경영을 무색하게 하는 위생논란에 자꾸 휩싸이고 있다. 그것도 동원의 주력상품인 참치 품목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시중 판매중인 일부 참치횟감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며 유통을 금지하는 회수명령 조치를 내렸다. 식약청의 이러한 회수명령 조치는 지난해 동원산업이 판매한 참치관련 냉동식품에 이어 두 번째다. 2008년에는 계열사 동원F&B의 참치 통조림에서 칼날이 검출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에 <매일일보>은 수산물 가공식품의 변화를 주도했던 동원산업이 잇단 위생논란을 집중 점검해봤다.

참치의 대명사 동원산업 지난해 이어 올해 또 대장균 검출로 위생논란
식약청 단독 회수명령, 위생문제 아니라면서도 의탁업체와는 거래 끊어
 

    참치하면 누구나 먼저 떠 올리는 이름 동원참치. 동원참치는 1982년 12월 첫 출시 이후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식품 브랜드다. 많은 신제품들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요즘 같은 시대에 27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 하지만 동원산업은 깨끗한 바다에서 자란 최고급 참치로 자연의 신선함을 그대로 전해준다는 경영모토로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켜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모토에 어긋나는 위생논란으로 참치의 대명사인 동원이 이름값을 못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다 그래도 넌 그러면 안 돼?

위생논란을 빚은 품목은 ‘바로먹는 동원참치회’와 ‘동원참치횟감(덮밥용)’. 동원산업이 강원도 영월군 소재 ‘영어조합법인예송’에 위탁 생산해 자사의 상표로 판매했지만, ‘바로먹는 동원참치회’에서는 대장균군이, ‘동원참치횟감’에서는 기준초과치의 세균수가 검출됐다. 대장균군은 1g당 10이하, 세균수 기준은 1g당 100,000이하가 그 기준치다. 그러나 동원산업 두 품목에서 각각 기준치를 60배나 넘는 대장균(1g당 620)과 2.7배가 넘는 세균수(1g당 270,000)가 검출됐고, 식약청은 지난 9월20일 이들 제품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렸다. ‘바로먹는 동원참치회’의 경우 유통기한이 2011년 8월26일까지(184kg)가, '동원참치횟감의 경우 2011년 5월3일까지(131kg)가 회수대상이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60배 정도면 적지 않은 수치다”며 “제조공정 등에서 위생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섭취하지 말고 즉시 구입처나 제조원 영어조합법인예송 및 판매원 동원산업으로 반품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참치 관련 업체들 중에서 회수 명령 조치를 받은 곳은 동원산업밖에 없다고 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어떤 업체가 어떤 품목으로 검사를 받았는지는 말해줄 순 없지만, 참치 관련 업체 중에서는 동원산업이 판매하는 제품에서만 기준치를 초과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특히 동원산업의 대장균 검출 위생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동원산업의 주력품목인 참치 관련 제품(참치통살스테이크 데리야끼맛)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돼 식약청으로부터 회수명령 조치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계열사인 동원 F&B의 참치 통조림에서 칼날이 발견돼 소비자들을 경악케 했다. 당시 동원F&B 창원공장에서는 커트 칼날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불만신고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계속 칼날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우리만 손해 볼 순 없어?

그래서 일까. 동원산업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원산업은 식약청의 명령을 받은 그 즉시 바로 전량 회수 조치에 나섰다. 동원F&B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냉동 보관해야 하는 제품이고 대형마트의 냉동고가 넉넉지 않아 절반정도는 우리가 보관을 하고 있었다”며 “마트에 풀어놓은 물량이 별로 되지 않은 만큼 회수 명령을 받은 당일 전량 회수 조치했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대장균군이 번식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위생관리가 소홀했다거나 제조공정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한간의 위생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제조공정과정에서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는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위탁 관리를 맡겼던 협력업체와는 거래를 끊은 것으로 알려져 의아함을 샀다. 그는 “의탁을 맡긴 것이니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우리가 모든 책임을 졌으니 거래를 끊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동원산업은 제조공정 과정에서 위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정작 그 제품을 제조한 위탁업체인 ‘영어조합법인예송’과는 거래를 끊은 셈이 됐다. 한편, 올 초 대형마트 등에서는 동원산업의 냉동 참치 뱃살과 참치모듬을 두 개로 묶어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그런데 한 소비자가 인터넷 개인 블로거에 첫 번째 구입한 횟감과 그 다음 행사에서 구입한 횟감의 색이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소비자는 사진을 통해 처음 구입한 제품과 그 다음 행사에서 구입한 제품을 비교했다. 처음 구입한 사진은 붉은 선홍색 빛이 났지만, 그 다음에 구입한 사진은 회색빛으로 색이 변해있었던 것. 그는 “동원참치회를 구입할 경우 회의 상태와 빛깔, 색감을 확인하고 구입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