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차고 넘치다던 뇌물공여 증거는 도대체 어디에

지난 7일 열린 제37차 공판서도 헛심 공방 이어져

2017-07-09     이우열 기자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가리기 위해 시작된 재판이 3달째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7차 공판에서도 특검팀은 눈에 띠는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재판에는 증인으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참석했다. 김 전 차관은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김 전 차관은 삼성이 최서원(최순실)과 정유라씨에 대해 금전적 지원을 했다고 진술하면서도 부정확한 답변을 연달아 내놨다.

특히, 증인신문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은 최 씨를 처음 알게된 시기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답변했다.

기존 수사과정에서 2014년 2월경 최서원을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으나, 사실은 차관 취임 직후였던 2013년 12월 최서원을 처음 만났다는 것.

이를 두고 왜 허위로 답변했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김 전 차관은 “최서원과 김기춘이 혹시 아는 사이가 아닐까 하고 거짓말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게 “그 둘의 관계를 드러내서 본인에게 달라지는게 있냐”고 묻자 “둘이 관련이 있다는 것은 내 생각이었고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또,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를 맡은 시점을 2014년 9월로 증언, 김 전 차관이 과거 재판에서 증언했던 2014년 12월 혹은 2015년 1월과 차이를 보였다.

이후에도 진술 번복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게 “증인은 지금까지 재판을 통해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얘기하고 있다”며 “판단은 재판부가 하니, 질문에 성실히 답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재판이 새벽까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역시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언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두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주장하던 특검팀의 자신감이 정말이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31차 공판에서는 재판부가 특검 측에 “사실관계를 망라하는 신문은 필요없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삼성 현안에 대한 청와대 영향력이나 삼성의 개입 여부를 밝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12일 예정돼있는 이 부회장의 추가 재판에는 최서언(최순실)씨 딸 정유라가 증인으로 소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