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이 가을에 즐겨 읽는 책은
읽는 책을 보면 CEO들의 인생·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차이나트렌드에 푹 빠진 ‘맥짚기’ 달인
대우증권 임기영 사장은 최근 『화폐전쟁2』와 『차이나트렌드』 읽고 있다.
3년 내 세전이익 1조원 달성을 새로운 기치로 내걸고 해외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임사장에게 중국 시장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지역이기에 중국관련 책을 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사장은 업계에서 맥을 짚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으로 통한다.
일례로 IBK투자증권의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2008년 금융위기로 코스닥 지수가 300이하로 떨어졌을 때 임사장은 임원들을 불러모아 코스닥 우량주에 300억을 투자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당시 모든 임원들과 주주들이 반대를 했지만 설득을 해 결국 큰 수익을 얻었다.
지난 6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롤모델로 삼고 싶은 외국계회사로 JP 모건을 지목한 그는 가능한 위험에 맞닥뜨리지 않으려 힘쓰는 JP 모건의 위기예측능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은 최근 마이클 센델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우리투자증권은 공동체의식을 중시하는 황 사장이 취임하고 난 후 1년 만에 액티브한 증권으로 변모되었다는게 업계의 평이다.
그가 이런 변화를 이룰 수 있었는 데는 직원들과의 만남때 마다 ‘꿈’ ‘목표’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와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켜 임직원들을 변화시켰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대표적인 공동체주의자로 그의 강의는 다양한 논쟁상황에서 도전적인 발상을 선보이며 철학을 이해하면 정치와 도덕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저서의 골자다.
이런 센델 교수의 강의 내용과 황사장이 평소 생각하는 신념인 꿈을 꾸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전정신이 센델 교수와 비슷하기에 즐겨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른 책으로 최근 핫 이슈인 스타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의 『금융의 지배』를 읽고 있다.
니얼 퍼거슨은 2007년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의 실체와 주식시장의 폭락을 파헤쳐 유명세를 타게 된 하버드대 교수로 오는 13일 세계지식포럼에서 프리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와 1대 1 토론을 할 예정이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경제의 상황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미국정부의 부양책이 없다면 더블딥 가능성을 제기한 데 반해 니얼 퍼거슨 교수는 더블딥 가능성을 배제한 채 과도한 부양책이 인플레를 야기 할 수 있다고 팽팽히 각을 세우고 있다.
평소 황사장은 향후 주식시장에 대해 더블딥 우려감을 표현하기보다는 세계 경제를 완만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니얼 퍼거슨 교수의 경제전망에 대한 관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혼창통'을 만난 행복전도사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역시 니얼 퍼거슨의 『금융의 지배』와 함께 이지훈 저 『혼·창·통』을 읽고 있다.
『혼·창·통』은 조선일보 경제 섹션 <위클리비즈>의 편집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저자가 3년간 수많은 초일류기업의 CEO, 경제경영 석학들을 심층 취재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발견한 일관되게 흐르는 메시지를 녹여담은 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년간 5~6%대의 이직율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일반적으로 일반 기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이직율을 가지는 특성이 있는데 비해 한국투자증권의 이직률은 국내 기업들의 평균 이직률 보다 훨씬 낫다.
이는 유상호 사장의 경영철학이 힘을 발휘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평소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게 하는 선순환 구조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는 행복경영”이라고 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