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유통·소상공인 66% “복합쇼핑몰 진출로 점포경영 악화”
‘허가제’ 운영 요구…대규모점포 등 경제적 영향력 판단해야
2017-07-11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대형유통기업이 입점한 복합쇼핑몰 주변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점포경영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1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복합쇼핑몰 주변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3%는 복합쇼핑몰 진출로 인해 점포경영이 ‘나빠졌다’고 답했다.특히 도심(은평, 수원) 지역의 ‘나빠졌음’ 응답률이 74.6%로 나타나 외곽지역이나 신도시에 진출한 경우보다 도심에 진출한 복합쇼핑몰 인근 주변상권 경영상황이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복합쇼핑몰 진출 전과 대비한 월평균 매출액 및 1일 평균 고객 수 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지역에서 매출액과 고객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수원은 복합쇼핑몰 진출 3년 후 월 매출액은 진출전과 비교 시 29.1% 감소했고, 1일당 고객 수 역시 38.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수원 지역 ‘의류·패션잡화·화장품’ 업종의 복합쇼핑몰 진출 후 3년차 월매출이 36.6%, 고객 수는 48.6% 감소돼 해당 업종이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복합쇼핑몰 진출에 대한 인근 점포의 대응방안에는 점포 45.2%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휴업·폐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10.3%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지역상권 보호 조치 방안으로는 ‘대형마트 수준과 동일하게 의무휴무일 지정·영업시간 제한 적용 확대’(22.0%)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이어 ‘등록제에서 지자체장 승인이 필요한 허가제로 변경’(18.6%), ‘전통상업보존구역 1km 이상 거리 범위 확대’(14.9%), ‘진출업종(중복 브랜드) 제한’(14.2%),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복합쇼핑몰 입지제한’(10.3%) 순으로 조사됐다.의무휴무일과 비의무휴무일간 당일 매출과 고객 수 비교 시, 매출과 고객수가 ‘증가했다’는 응답도 각각 19.1%로 조사됐다. 특히 도심 지역인 은평 상권 매출·고객 수는 각각 30.0% 증가해 의무휴무일 지정이 중소유통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내다봤다.복합쇼핑몰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복합쇼핑몰의 상권독점으로 지역상권이 무너질 것’(4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개별점포들의 다수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지역중소상권이 침체될 것’(36.0%),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됨’(35.5%) 순으로 중소상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을 우려했다.이러한 지역상권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환경개선 지원’(29.3%)과 ‘지자체가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 실시’(27.0%)가 가장 높게 선택된 바, 이는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정부 차원의 정책적 도시환경 조성 주도(56.3%)가 필요함을 시사한다.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박사는 “1997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유통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완화 및 지원확대라는 취지로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거듭하게 된 것은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중소유통점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라며 “대규모점포 등의 출점 이전에 그 경제적 영향력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허가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