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김태환 “정부, 시중은행 중기대출비중 뻥튀기”
7대 대형은행 중 우리은행만 중소기업 대출 권고비중 준수…6개 지방은행은 모두 준수
2010-10-06 김경탁 기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의원(한나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기업의 기업구매자금과 시중은행 중기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기업구매자금의 대출잔액은 1조5천억원으로 집계됐고 2010년 6월말 현재 7대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238.2조원으로 총대출대비(617.2조원) 38.59%의 중기대출 비중을 나타냈다.
대기업구매자금은 중소기업에게 결제할 자금을 대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상품이지만, 정부는 지난해 5월 금융위기로 은행이 어려움에 처하자 외채 지급보증 동의안과 함께 은행들과 MOU를 맺었는데 이때 은행들이 중기비중을 지키기 어렵다고 하자 기존중기대출로 포함되지 않던 대기업 구매자금대출을 지난해 연말까지 중기대출에 포함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구매자금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결제할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인 만큼 중소기업 대출로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이지만, 김 의원은 “안그래도 중기대출비중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중소기업 상생을 얘기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대기업대출마저 중기대출로 둔갑시키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은행 편들기”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의 이러한 은행 봐주기에도 불구하고 7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7대 시중은행의 총 대출잔액은 6월말 현재 617.2조원이고 이중 중소기업대출은 238.2조원으로 중기비중이 38.59%였다.
이는 1년전인 09년 6월말 중기대출액 242.2조원(총대출액 605.4조원)과 비교하여 금액과 비중면에도 모두 감소한 금액이다. 반면 대기업 대출비중은 7.53%에서 8.18%로 늘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7대 시중은행 중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권고 비중인 45%를 준수하고 있는 은행은 준공기업인 우리은행 단 한 곳에 불과했고, 외국인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SC제일은행의 경우는 20%도 채우지 못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은행들이 정부의 권고안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마땅한 제제수단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에서는 중기대출 권고비율(시중은행 45%, 지방은행 60%)을 지키지 않는 은행에 대해서 총액한도대출 지원을 차감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형은행들이 중기대출비중을 거의 지키지 않는 것과 반대로 6개 지방은행(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 정부의 중기대출 권고비중인 60%를 모두 지키고 있어 큰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