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 회장, 험한 꼴 안당하려면…”

우리-하나 합병은 우리은행 중심으로…김 회장 용퇴가 전제되어야

2010-10-11     신재호 기자
[매일일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 중인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9일(현지시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용퇴를 하지 않을 경우 인수합병(M&A)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나은행과 통합이 된다면 우리은행 중심으로 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용퇴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며 "본인이 하나금융지주의 발전을 위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하나은행보다 앞서기 때문에 우리은행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인수 할 수는 없다. 어차피 합병인데 합병이 되면 제3법인의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김 회장 본인은 이팔성 회장과 동문이고 갈데도 있지 않느냐"며 "당하면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는데 험한 꼴도 안당하고 하나은행을 위해 용퇴한다는 명분도 있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기회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앞서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금융 민영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KB가 당분간 우리금융 인수합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또 다른 희망자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하나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