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건설, 당좌어음 1500억 못막아 '최종 부도'
2011-10-12 허영주 기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주건설은 지난 8일 당좌거래중인 광주은행에 지급제시된 당좌수표 1496억원을 제때 결제하지 못해 이날부로 최종 부도가 났다.
대주건설은 지난해 1월 정부의 건설조선사 구조조정에서 D등급(퇴출) 판정을 받으면서 금융권 대출이 대부분 묶이고, 주요 사업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건설은 1981년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허재호 회장(67)이 설립한 대주종합건설이 모태다. 2008년말 기준 연매출 2조2000억원의 'M&A 강자' 대주그룹이 거느린 30여 개 계열사 중 단연 주력 업체다. '피오레'로 널리 알려진 아파트 주택사업을 핵심으로, 임대형 민자사업(BTL), 토목, 건축 등이 주된 성장 동력이다.
주택사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2004년 98위던 시공능력이 이듬해 32계단이나 뛰어오르는 등 급성장했으나 부동산 침체에 이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분양사태가 발생하면서 2007년 이후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서 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돼 2007년 도급순위 61위(시공능력 평가액 4082억원), 2008년 52위(5060억원), 2009년 75위(3435억원), 올해 85위(2866억원)를 기록했다.
광주·전남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들 가운데서는 금호산업, 남양건설, 금광기업, 우미건설, 호반건설에 이어 랭킹 6위고, 남해종합개발과 함께 시공능력 전국 100대 기업에 포함된 7개 건설사 중 한 곳이다.
건설 불황과 함께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 조선산업의 침체와 1인 지배 체제의 구심점인 허 회장이 탈세와 횡령으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은 돌이킬 수 없는 악재로 작용했다.
대주건설은 허 회장 개인주식 뿐만 아니라 계열사 전체 주식을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5000억원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회생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결국 퇴출의 고비를 넘기지는 못했고, 1년여 만에 다시 최종 부도사태까지 맞게 됐다.
그러나 이미 퇴출된 업체인데다 부도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이라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홍광희 차장은 "퇴출결정 후 주요 사업장은 공매 절차 등을 거쳐 새 주인을 만나 분양이 이뤄지고 있고, 대주가 직접 진행중인 사업은 거의 없어 입주자나 협력업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