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앞둔 이재용 삼성 부회장 공판 주요 쟁점은
넉달간 법정공방…내달 결심 및 1심 선고특검, 확실한 증거없이 정황·추측만 무성
2018-07-23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재판이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달 1·2일 공방기일, 4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으며 구속기간 만료인 같은달 27일 이전에 1심 선고 공판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이 부회장은 지난 3월 9일 1차 준비기일, 같은달 23일 2차 준비기일, 같은달 31일 3차 준비기일을 거쳐 4월 7일 첫 공판, 최근 열린 43차까지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오는 26일엔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하고 27·28일 피고인 증인 신문 등이 남았다.100여명의 진술조서와 각종 서류증거 조사 이후 특검이 소환한 증인은 50명이며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인은 8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수 특검이 장담했던 “차고 넘친다”던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재계에서도 “특검이 모든 경영 활동을 색안경을 끼고 승계 문제로 연결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일각에선 미르재단 출연금에 대해 특검의 일관성 없는 법리 적용을 논란으로 꼽기도 했다.이 부회장 공판의 주요 쟁점은 크게 4가지로 △삼성이 최순실의 존재를 미리 알고 현안 청탁을 하기 위해 접근했는지 △삼성이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청와대는 삼성의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 부처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만 뇌물로 판단할 이유가 있는지 등의 여부다.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인 최씨의 관계를 미리 알고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함으로써 대통령을 통해 승계 관련 제반 현안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으나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세차례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 이에 대한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공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이와 관련 특검이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 합의에 대한 근거라고 제시하고 있는 것은 기재 경위와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수첩과 독대 당시 ‘말씀자료’ 정도에 불과하다.특히 이 말씀자료는 실제론 ‘참고용 자료’에 불과하며 이를 독대 자리에서 실제로 언급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안 전 수석도 특검 조사 당시 “대통령이 말씀자료대로 말씀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특검은 삼성의 부정한 청탁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메르스 관련 처벌 경감) △환경부·식약처(원료의약품 제조용 원료물질의 화평법 적용 제외) △공정거래위원회(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한 처분주식수 감면, 중간금융지주사 제도 도입) △금융위원회(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승인) △한국거래소(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범정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해왔다.하지만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 모두 “부정한 청탁이나 청와대의 압박은 전혀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이목을 끄는 사안이었을 뿐이고 필요한 현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청와대가 협의하는건 일반적이라는 것.특검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다른 기업들은 강요와 직권남용의 피해자로 보면서도 유독 삼성에 대해서만 뇌물죄를 적용했다.그러나 재단 설립 과정에 참여한 청와대와 전경련 관계자들의 증언과 관련 서류증거조사를 통해 삼성의 재단 출연 배경이나 과정은 다른 기업과 다르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 더불어 당시 최씨가 관여됐음을 전혀 알지 못했고 다른 기업과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