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탈당파 워크숍, 노 대통령 성토장 방불

2008-02-10     매일일보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통합신당의원모임' 의원들은 10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중도개혁 대통합을 위한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김한길 강봉균 의원 등 지난 6일 집단탈당한 의원과 지난달 말 탈당한 염동연 의원 등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워크숍에선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국정 운영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중도개혁 대통합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는 반성과 다짐의 분위기속에서 진지하게 진행됐다. 김한길 의원은 이날 "국민들은 진작부터 이대로 안된다고 신호를 보내주었지만 우리는 모른척 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변화하는 척 하면 우리를 신뢰해줄지도 모른다고 안일하게 생각했고 성공하지 못한 데 대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더 크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서 이대로 변하지 말고 주저앉아서 패배를 기다리는 게 책임지는 자세라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데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자세는 우리편을 모두 모아 대통합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동연 의원은 "어려움에 빠져있는 노 대통령의 곁을 지켜주는 모습이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부인과 아이들까지 간곡히 말렸지만 대선을 10개월 남은 이 시점에서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탈당의 고뇌를 털어놓은 뒤 "아직 결심하지 못한 분들을 총력을 경주해 함께 해 뭉쳐야한다"고 강조했다. 염 의원은 천정배 의원이 불참한 것과 관련 "매우 아쉽다"면서 "이 모임은 더 큰 건물을 짓기 위한 가건물이며 우리가 창당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탈당파 간의 주도권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노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강래 의원은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는 사실상 당이 청와대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당정일치 역작용이 발생하고 노 대통령은 중요 결정은 끌고가면서 자의적 이중적으로 자기 편리에 따라 필요할 때만 당정분리를 말해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또 "2005년 대연정 제안할 때 8월말경 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1시간 30분동안 얘기할 때 '코가 껴서 가고 있구나'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고 당시 맞붙어 싸웠어야 했는데 가슴 아픈 마음의 상처로 안고 왔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양형일 의원은 "총선 직후 당선자 청와대 만찬에서 '산자여 따르라'라는 노래를 불렀던 것을 이 자리의 모든 분들이 기억하실 텐데 한쪽 구석에서 자만과 오만이 넘실거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뭔가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그저 따른 것과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 함에도 아무 소리도 할 수 없었던 용기없음을 탓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규식 의원은 "경륜없는 청와대에 끌려다니면서 갈팡질팡하면서 저는 침묵했고 방관했고 소신도 없었다"고 말했고, 전병헌 의원도 "국민들이 어렵고 고통받고 있는데 이해를 구하면 어느날 더 큰 목소리 한방이 다 날려버리는 자괴감과 국회의원으로서의 무력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강래 의원은 이날 워크숍 발제에서 "현재의 조건상 기존 정당을 깨고 제세력과 연합하여 당을 창당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면서 ▲2월 교섭단체 등록 및 통합신당 창당주비위를 구성 ▲3월 창당준비위 구성 ▲5월 신당 창당 ▲7월-8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오픈 프라이머리 실시 ▲9월 전 대선후보 선출 등의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창당 시나리오를 제안하기도 했다. / 우은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