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석달째 2.25%로 동결
2011-10-14 이황윤 기자
하반기 물가상승 압박에도 불구, 환율 하락과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금리인상 발목을 잡았다.
시장에서는 이번달 금리 동결과 인상에 대한 전망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달 3.6%라는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선뜻 올리기 힘들다는 논리였다.
금통위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환율을 비롯한 '대외여건'에 방점을 찍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G2(미국, 중국)에서 촉발된 환율전쟁에 휩싸이며 한달 만에 80원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미 달러의 계속된 약세로 캐리트레이드 자금유입 등이 활발해지면 국내 채권 및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는 다시 원화절상 압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이 크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율 불안 등 대외변수, 부동산 시장 침체를 비롯해 민간부문 투자와 소비의 회복세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으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음달 서울 G20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다른 나라와 정책방향을 맞춰간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미국과 일본, EU(유럽연합) 등은 수십개월 째 제로(0)금리 수준을 유지하거나 사상 최저 금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미 다른 국가들과 행보를 맞춰가야 한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글로벌 사회의 한 일원"이라며 "물론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모든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한은의 고심에도 불구, 동결과 관련해 적지 않은 '실기 논란'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거센 마당에 이번달 역시 동결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최우선 기치로 내건 한은의 역할에 강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