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치적 최저임금과정과 심각한 정부의 후속 대책

2018-07-26     매일일보
최근 단행된 기록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경영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최저임금의 의사결정 과정은 그 결과와 함께 우리나라의 형편없이 낮은 수준의 정부와 제도화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최저임금은 도입된 이래 노동 생산성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인상돼 왔다. 다른 나라의 최저임금은 그 나라 중위권 소득의 40~50%에 결정되는 반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중위권 소득에 필적하게 올려놓았고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이미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함에도 정치논리만으로 두 자릿수 인상을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약속한 금액까지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경제에 영향을 심대하게 끼치는 정책에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한 것이다.정권이 임명한 공익대표들은 차치하고라도 이 과정에서 놀라운 것은 사측 대표들이 최종 결정에 가까운 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 제안은 결코 경영자 측의 이해를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집권 초에 과격한 노동 정책에 반론을 제기했던 경총 임원의 발언에 권력층이 경고하자 바로 꼬리를 내리고 경총 회장이 정부를 찾아가 사과를 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는 경영자를 대표하는 단체들 또한 관변단체이자 임원들은 사실 사측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전직 관료로서 자신들의 자리보전이 우선이라고 추정하기 충분하다.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조급하고 과격한 의사결정 시점이다. 경제정책들은 충분한 예고 기간을 두고 경제 주체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고 예시돼야 한다. 다른 나라의 최저임금은 적어도 2~3년의 시차를 두고 예고된다. 시행을 반년도 남기지 않고 과격한 결정을 해서 생기는 후유증을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지난 2015년 60세로 갑자기 늘려 버린 정년 연장은 고스란히 청년실업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더불어 업종과 지역에 따라 원가와 수익성이 다 다른데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국가단위로 획일적으로 결정한 것도 문제가 된다.우리국민들은 물가와 사업기회가 다른 전국에 흩어져서 살지 평균적으로 취업하고 평균적으로 사업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단위에서는 그야말로 최저만 정하고 지역별로 다른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경제 권력의 분권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정부의 대책도 문제다.30인 이하의 영세사업자에게 정부에서 인건비를 보조해주고 카드수수료를 감면해 준다는 발상이다. 이번 인상만으로도 필요한 재원이 3~4조이다. 공약대로 1만원을 만들면 그 비용은 연간 10조에 육박하게 된다. 또한 잘못된 정책에 대한 책임을 카드사와 VAN 사업자 등을 비롯한 연관 사업자들에 떠넘기는 꼴이다. 이는 시장경제의 기본을 위반하는 행위다.더 심각한 것은 이 정부의 인건비 보조의 역효과 문제다. 30인 이하의 영세사업자만 보조를 해주면 영세사업자가 성장해서 고용을 늘리고 인건비를 더 주는 대신 30인 이하로 만들고 최저임금을 줘 인건비 부담을 정부에 전가하는 것이 더 유리해서 최저임금은 사실상 최고임금이 되고, 영세 사업자로 남아 있을 요인이 더 커진다. 우리나라의 질 낮은 고용과 낮은 생산성은 과도한 영세사업자의 고용비중에서 유래되고 있는데 결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더 확대하게 된다. 결국 정부는 혁신과 성공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을 포상해 역선택을 하겠다는 것이다.이미 정부의 의사결정은 이루어졌다. 원천적으로 재앙적인 이 결정은 반드시 국회에서 시정돼야 하고 우리나라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결함도 바로 시정되지 않으면 대통령 선심성 공약을 교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 정부 아래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재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