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 공장 해외 이전…국내 中企 ‘엑소더스’ 현실되나

인천 필름 ‘강소기업’·초소형 전기차업체, ‘脫조선’ 고려·추진

2018-07-26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100년 전통의 국내 방직업체 ‘경방’이 해외로 뜬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산업용 전기료 인상 탓이다. 이에 대한 연쇄 반응으로 수작업이 많아 인건비와 전기료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의 ‘엑소더스’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6일 방직업계에 따르면 경방이 광주에 있는 주력 공장인 면사(綿絲)공장 일부의 베트남 이전을 확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추가적으로 산업용 전기료 인상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경방 측은 베트남 인건비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으로 이전 비용을 감안해도 남는다는 분석이다.경방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인건비와 전기료가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던 국내 일부 중소기업계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포장용 필름을 제조하는 A 중소기업 역시 우리나라보다 인건비 등 유지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등지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A 기업은 국내 굴지 대기업에 포장용 필름을 납품하고 있는 업체로 지역 내에서 ‘강소기업’으로 불린다.A 업체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도 내년도 전기료 인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동남아 지역에 공장 설립 계획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업계의 경우에는 국내 중소업체의 해외 이탈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전(全) 세계 전기차 규모가 1730만 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초소형 전기차 제조와 차량 핵심동력장치를 개발하는 중소기업 ‘에코원’ 역시 동남아로 나갈 예정이다.윤은석 에코원 대표이사는 “동남아 지역에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에선 사업 자체가 힘들다”고 전했다.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이 오히려 이 같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탈(脫)조선’ 바람을 부추기는 원인이라 지적하고 국내에서 생존을 모색하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로 줄줄이 빠져나갈 경우 기술 유출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이번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가운데 제조업 해외 이전 축소를 위한 인센티브 개편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새 정부의 외투 유치 확대는 내년도 최저임금·전기료 인상과 맞물려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