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헤모글로빈과 심뇌혈관 질환 간 상관관계 밝혀

2017-07-31     김길수 기자

[매일일보 김길수 기자]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안창호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내원한 1248명의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헤모글로빈 당화지수(hemoglobin glycation index)와 심뇌혈관 질환 유병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2~3개월 간 혈당 조절 추이를 파악할 목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검사가 당화혈색소 검사다.

하지만 이 검사는 평균 혈당 수치를 알려줄 뿐 혈당의 높낮이, 즉 변동 폭을 알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공복혈당이 아주 높거나 낮게 나타나는 등 극심한 저혈당과 고혈당을 가진 환자도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만 놓고 보면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공복혈당이 높은 환자들이 당화혈색소도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비슷한 당화혈색소 수치를 가진 환자 사이에서도 공복혈당은 편차가 클 수 있다.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는 이러한 사항을 보완해 환자 각자의 공복혈당에 비하여 당화혈색소가 얼마나 높은지를 수치화했다.

임수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에서는 나이, 체중,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및 다른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소와 무관하게 심뇌혈관질환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헤모글로빈 당화지수에 따라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들은 가장 낮은 그룹의 환자들에 비하여 관상동맥질환은 2.3배, 뇌졸중은 3.4배, 말초혈관질환은 6.4배나 높은 위험성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안창호 교수는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당화혈색소가 나타내는 평균 혈당 수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같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

또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는 심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를 계산하여 더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진행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는 공복 혈당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보다 한 단계 더 정확한 합병증 예측 지표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한 차원 높은 접근 방법은 환자 개개인의 차이를 찾아내 차별화된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소위 정밀 의학에 한 단계 다가서는 연구 성과”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찾아낸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내분비학회 공식 저널인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인터넷 판에 게재되었다.

또한 발표와 동시에 미국당뇨병학회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 발간하는 당뇨병 전문가 보고서 (DiabetesPro SmartBrief)의 머리기사로 다루어 질 정도로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