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바다에서 건져낸 향기, 청자향로'展 개최
2018-07-3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오랜 세월 서해 바다에 잠들어 있던 해양유물 '청자향로'가 천 년의 향기와 함께 깨어나 우리곁에 다가오는 특별한 전시가 전남 목포시 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된다.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은 8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해양유물전시관중앙홀에서 테마전 '바다에서 건져낸 향기, 청자향로'展 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수중문화재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청자향로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고려의 왕실과 귀족들이 사용한 고급 기종인 청자향로를 통해 당시 상류층이 누렸던 향 문화를 보여주고자 기획됐다.향은 불교를 신봉하던 고려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각종 의례와 불교 행사에서 널리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교 문화가 유입되던 고려 후기에는 사대부들의 학업 도중 심신의 안정을 찾는 수단으로도 사용됐다고 전해진다.우리나라 청자향로가 발견된 대표적인 곳은 충남 보령 원산도, 태안 대섬과 전남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으로 이곳에서 출수된 향로들은 중국 고대 청동기인 정(鼎)을 모방한 정형향로(鼎形香爐)와 뚜껑에 사자‧기린‧원앙‧오리‧용 등이 장식된 동물장식향로로 구분된다.학계에서는 출수된 유물들이 당시 최고급 청자 생산지였던 강진이나 부안에서 제작돼 고려 수도인 개경으로 향하던 선박들에 실렸다가 서해 바다에 잠긴 것으로 보고 있다.정(鼎)은 중국 고대의 제례 용기로 3~4개 다리와 2개의 귀(손잡이)가 달린 형태의 용기를 말한다.정형향로는 당시 권력의 최고 상징으로 여겼으며, 동물장식향로는 일상에서 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충남 태안 대섬에서 발견된 청자사자향로는 신체의 비례와 조형이 세련되지 않지만, 표정이 다소 익살스럽고 친근한 모습을 띠고 있다. 발아래 공 모양의 물건 두 개를 짚고 있어 기존의 사자향로와는 다른 특이한 조형성을 보여준다.진도 명량대첩로에서 발견한 기린과 오리, 원앙 모양 뚜껑을 가진 동물모양 향로들은 다른 향로의 뚜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형태미를 보여준다. 특히, 오리‧원앙 장식의 뚜껑 안쪽에는 향(香)연기를 배출하는 구멍이 꽃 모양으로 나 있어 고려인들이 미세한 부분까지도 화려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청자향로와 이를 통한 향 문화 속에서 특유의 해학과 미를 추구했던 고려인들의 수준 높은 미적 감각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 바닷속에서 발견된 고려 시대 청자향로의 특징과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고려 시대 우리 선조들이 누렸던 고급 향 문화와 나아가 고려 사회의 문화 전반과 역사를 살펴보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바다에서 건져낸 향기, 청자향로'展은 무료관람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이나 전화(☎061-270-2049)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