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천억 투자 中 상용차 합작사 설립

2011-10-22     이상준 기자

[매일일보] 현대자동차가 북경현대차로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승용차 시장에 이어 상용차 시장도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는 중국 상용차 업계 11위인 사천남준기차집단유한공사(남준기차)와 합작해 ‘사천현대기차유한공사(가칭)’를 설립, 세계 최대 상용차 시장인 중국에 본격 진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21일 저녁 중국 사천성 성도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상용차 합작사 설립에 관한 합자협의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설영흥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부회장, 최한영 상용사업담당 부회장 등 현대차 관계자와 류치바오 사천성 서기, 쟝쥐펑 사천성 성장, 쑨천톈 남준기차 동사장 등 중국측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합자협의서 체결을 통해 현대차는 남준기차와 트럭, 버스, 엔진의 생산부터 판매, 연구개발, 서비스까지 상용차 전 부문에 걸쳐 다각적인 합작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현대차는 합작사 설립으로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사업 영향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서부 지역 상용차 시장 수요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북경, 광주, 상해 등 대도시 및 연해지역에 투자한 다른 업체와 달리 서부대개발 사업 시발점인 사천성에 종합상용차회사로서 투자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체결식에서 류치바오 사천성 서기는 “현대차와의 합작은 사천성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사천현대기차는 신흥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는 만큼 성공적인 상용차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의 기술과 경험에 남준기차의 시장잠재력이 더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상용차 업계가 주목할 만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합작사는 현대차와 남준기차가 각각 50%의 비율로 총 5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초 사천성 자양시(资阳市)에 설립된다. 명칭은 ‘사천현대기차유한공사(가칭)’이며 버스, 트럭, 엔진 등 상용차 풀 라인업을 구축해 중국 상용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합작사는 기존 남준기차가 생산하고 있는 차량 및 생산설비를 활용할 방침이다. 또 지속적인 제품 연구개발을 통해 상품성과 성능을 향상시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규모 신공장을 건설해 중국 현지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모델도 추가로 투입한다.

현대차는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상용차 라인업을 갖춰 중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승용차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한영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부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에서 현대차가 명실상부한 종합 자동차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용차 시장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부대개발 사업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중국 중서부지역을 선점, 안정적 사업기반을 확보해 중국 시장 내 선두 업체와 경쟁에 돌입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기본 전략”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용차 시장은 올해 연간 산업수요가 450만 대가 예상되는 세계 최대 단일 상용차 시장이다. 향후에도 내륙지방 개발 등으로 시장이 확대돼 2015년에는 전체 산업수요가 5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2011년 9만 대 규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15년에는 판매 규모를 30만 대 가량으로 늘려 중국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남준기차와 세계적 수준의 상용차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의 합작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 및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해 상용차 시장 선두권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 설립된 남준기차는 상용 전차종을 생산하는 중국 업계 11위 규모이자, 사천성 최대 상용차 기업이다. 현재 사천성 성도시와 자양시에 2개 공장을 운영하면서 연간 12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