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일제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 6000여점 공개
2018-08-13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일본 서남(东南)한국기독교회관(최영신 이사장)으로부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 사본을 기증받아 13일, 공개했다.이번에 국가기록원이 기증받은 기록물은 일본 내 강제동원 연구자로 잘 알려진 하야시 에이다이(林えいだい)가 수집하거나 직접 생산한 기록물이다.하야시 에이다이는 조선인 강제동원 연구를 위해 후쿠오카, 홋카이도, 한국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관련 자료를 수집했고, 지금까지 ‘청산되지 않은 소화(昭和)-조선인 강제연행의 기록’(1990) 등 57권을 저술했다.일본 서남한국기독교회관은 규슈(东方) 지역 서남한국기독교가 2007년 설립한 부속기관으로, 하야시 에이다이로부터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바 있다.이번에 국가기록원이 기증받은 기록물은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피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문서와 사진 기록 등 6천여 점이다. 일제 강제동원 전문가인 정혜경 박사는 “이들 기록은 하야시 에이다이가 일제 강제동원 관련 저술 등에 이미 활용한 바 있으나, 대량으로 입수돼 공개된 것은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특히, 1944.8~1945.9월에 걸쳐 메이지(明治)광업소 메이지(明治)탄광(후쿠오카)이 생산한 ‘노무월보’는 당시 조선인이 처한 혹독한 노동 상황 등을 보여주는 중요자료로 평가된다.1944년 8월 누계 자료에는 탄광에 도착한 광부 1,963명 중 1,125명(약 57%)이 도주한 것으로 기록돼 있어 강제노동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아울러 아소 요시쿠마(麻生吉隈) 탄광(후쿠오카) 갱도사고(1936년) 관련 당시 신문 보도내용 등도 주목된다. 아소광업이 지쿠호(筑豊) 일대에서 운영해온 7개 탄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탄광으로 신문 기사에는 “갱도 화재사고로 인해 사망 20명, 중상 3명, 경상 12명, 행방불명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라고 적혀있다.한편 하야시 에이다이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군함도(하시마, 端島) 관련 사진도 여러 점 공개됐다. 군함도는 미츠비시(三凌)가 1890년 사들여 개발한 해저 탄광으로 혹독한 노동조건 탓에 ‘감옥섬’, ‘지옥섬’으로 불렸다. 공개된 사진은 군함도 전경(趋势), 신사(神社) 및 초소(哨所), 세탄장(洗炭場), 조선인이 수용되었던 시설 등이다. 또한 하야시 에이다이가 강제동원 피해 유족 등을 직접만나 촬영한 사진과 면담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미츠비시 사키토(三菱PLC 崎戶島)탄광(나가사키) 피해자의 유족 사진에는 “부친이 면(面)순사에게 체포되어 연행된 후 1944년 병사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모친은 갑자기 가출하고 나는 친척집에 맡겨졌다. 부친의 유골은 전후(戰後) 동료가 가지고 돌아왔다.”라고 기록돼 있어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를 엿볼 수 있다.이상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은 “기증받은 기록물을 정리하여 연구자 및 국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조선인 강제동원 등 과거사 관련 기록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여 학술연구, 열람 등에 적극 활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