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황영기·박해춘…금융권 별들의 영욕史
[프리즘]"검투사는 떠났고~'금융계 이병철'은 갈 거고~'구조조정의 신'도 불안불안~"
[매일일보]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이 최근 높아진 사퇴 압박 속에 결국 ‘조기 퇴진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금융권에서 내로라는 하는 ‘전문경영인’들의 잇따른 추락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30일 있을 이사회에서 퇴진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라 회장이 퇴진 결단을 내리면서 이백순 신한은행과 신상훈 신함금융지주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런 상황에서 라 회장은 앞으 금융당국의 제제 등 악재가 예고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리자, 결국 조기 퇴진으로 가닥을 잡았다.
라 회장은 이전까지 금융권에서 ‘고졸신화’의 대표주자로 신한은행의 산파 역할을 하면서 승승장구해 ‘전문경영인’으로 롱런을 구가해왔다.
특히 라 회장은 지난 1982년 이희건 회장과 신한은행 출범작업을 주도한 이후 1991년 2월 신한은행장에 등극했다
이후 라 회장은 조흥은행 등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신한을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4' 반열에 올려놓으며 금융권 ‘이슈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그가 은행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신한은행의 총 자산은 4배 이상, 지점 수도 2배 이상 늘어난 게 이를 방증한다.
그 마침표는 올해 완성됐다. 올해 초, 금융권에서는 전례가 없는 ‘4연속 연임’에 성공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던 것.
또한 라 회장은 올해 73세로 시중은행 회장 중 '최고령 CEO'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얻었다.
그만큼 라 회장은 신한은 물론 금융권에서 ‘신화’를 써온 장본인이지만 그 ‘영화’를 뒤로하고 라 회장은 등 떠밀리듯 ‘권좌’를 내주게 됐다.
황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이는 금융권에서 전례가 없는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금감원이 황 전 회장에게 내린 직무정지 3개월 징계가 확정될 경우 황 전 회장은 4년간 금융기관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었다.
이에 따라 황 회장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9월 29일 그가 주도했던 KB금융그룹 출범 1주년 기념식을 통해'정관자득(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을 볼때 세상의 진리를 깨닫는다)'는 말을 남기며 금융계를 떠났다.
단 황 전 회장은 작년 12월 법원에 금융위 징계를 취소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다. 재기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 전문경영인을 거쳐 우리은행장에 기용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후 KB금융지주회장을 맡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과정에서 황 전 회장은 훈장처럼 ‘검투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여기에 또 한사람,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C&그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박해춘 현 용산역세권개발 대표가 우리은행장 재임시절 C&그룹에 대해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편법 대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경제인으로서의 커리어도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박 회장이 2007년 11월에서 2008년 3월 사이 C&구조조정 유한회사와 C&중공업에 ‘유효담보가액’을 부풀려 한도를 초과한 대출을 받는 과정에 간여했는지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박 전 은행장을 조만간 불러 C&그룹 편법대출과 관련해 외압과 로비 의혹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여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