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차원 다른 ‘살충제 계란 파문’…소상공인 경영난 위기
장기피해 우려, 경영지원 정부 대책 시급
2017-08-16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와 차원이 다른 살충제 계란 파문에 소상공인 업계가 또 한번 경영위기에 놓였다.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추가된 산란계 농장은 경기 광주·남양주·양주시, 강원도 철원군 등 4곳으로 확인됐다. 3일 내로 전수조사를 마쳐 살충제 성분 기준치를 넘지 않아도 전량 회수·폐기한다.현재 파악된 살충제 계란은 이미 16만개 이상에 달한다. 특히 유통경로를 파악하기 힘든 골목상권을 포함하면 두 배 이상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은 지난 AI 사태와는 격이 다른 ‘신뢰’ 문제가 작용해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앞서 지난 1월 AI 사태에는 계란을 취급하는 소상공인 93% 이상이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당시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2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복수응답)에는 응답자 93.1%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정부 정책 중 가장 필요한 것에는 응답자 34.2%가 '경영지원자금'이라고 응답했고, '피해 보상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25.1%로 나타났다.여기에 계란을 취급하는 중소유통업계 소상공인들도 이번 파문에 대한 정부 지원 대책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생산과 유통은 직결된다. 매번 피해를 통해 경영난을 호소하면 생산지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책이 펼쳐졌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강종성 한국계란유통협회 회장은 “지난 AI 사태는 물론 이번 계란 파문에도 몇몇 잘못된 생산농장 때문에 유통업계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며 “AI와 달리 경영난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정부는 전수조사를 철저히 해 생산자들의 관리·감독 체계를 구체화하고 소상공인과 차별 없는 정부 지원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작년 8월 한 언론에는 축산물위생관리에 대한 지적이 보도됐다. 살충제가 살포됐다는 농장 존재를 정부가 이미 인지하면서도 방치했다는 사실을 다룬 기사다. 결국, 살충제 성분이 들어간 계란은 그동안 정부의 무관심한 대처로 시장에 버젓이 유통됐다.닭에 살포되는 일반 살충제는 각종 진드기, 해충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계란이 없는 다른 장소에 닭을 이동시켜 살포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산란계 농장들은 직접분사가 효과가 좋다는 인식으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A4용지 크기만 한 사육장 시설에 갇힌 닭과 계란 위에 그대로 살포했다. 그것도 기준치를 초과한 양으로 확인됐다.직접 긁지 못하는 닭은 흙을 사용해 털어내거나 움직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좁은 공간에서 산란을 유도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산란능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노계를 구분하는 주기도 더욱 빨라진다고 전했다.적합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장의 계란판매가 재개되고 있다. 하지만 살충제 공포라는 국민 인식이 확산돼 이와 관련한 소비시장과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의 경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