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밥솥 양강’…쿠쿠·쿠첸, 상반기 실적 동반 악화
매출액·영업익 나란히 하락…쿠첸, 영업익 ‘적자전환’
2018-08-16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쿠쿠전자와 쿠첸 등 국내 주요 밥솥 제조 기업 ‘빅2’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 양사 모두 매출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쿠첸은 역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됐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전자, 쿠첸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각각 3565억7102만원, 1178억9675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11.5% 하락한 수치다.영업이익의 경우 쿠쿠전자는 14.6% 감소한 425억원을 기록했고, 쿠첸은 영업 손실액 51억141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이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주력 시장으로 꼽히던 중국 현지에서의 매출 하락과 한국 방문 중국인의 급감으로 국내 면세점에서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수 침체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실제 쿠쿠전자에 따르면 올 2분기 현재 회사의 주력 상품인 전기밥솥 등 가전의 해외 수출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전년 전체 비중 8.9%보다도 1.8% 하락했다.직영점과 유통 채널을 통한 내수 매출 비중은 각각 2.1%, 46.2%로 역시 전년 전체 대비 각각 1.8%, 3.6% 감소했다.쿠첸의 상황은 좋지 않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사업비를 높인 게 화근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국내 ‘밥솥 양강’이 국내외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각자 다른 해법으로 난국을 헤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쿠쿠전자는 렌털 사업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쿠첸은 밥솥의 핵심 기술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쿠쿠전자 관계자는 “국내 내수 경기 침체와 사드 배치에 따른 영향으로 가전부문 매출이 감소했다”면서도 “최근 렌털부문 사업 분할을 통해 매출이 성장 추세에 있고 이를 이어가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어 “중국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 등으로 해외 사업을 더욱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사드 이슈와 내수 침체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탓에 올 하반기 실적도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 모델과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지만, 주요 수익원인 (전기)밥솥에서의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사드와 내수 침체 등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