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비자금 은닉 회사 발견?
계열사들, 연매출 1억도 안되는 부동산개발업체에 1200억 대출
2011-10-29 박동준 기자
문제의 회사는 대구 침산동에 있는 남부 IND. 직원 4명에 연간 매출액이 1억원도 안되는 이 회사에 2006∼2008년 C&우방, C&우방랜드, C&구조조정유한회사 등 C&그룹 계열사의 돈 1200억여원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남부IND에 C&우방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 사실상 '비자금 은닉처'나 '세탁 창구'로 활용됐을 것으로 조만간 C&그룹 계열사의 재무담당자와 남부 IND 직원들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또 다른 비자금 창구로 지목된 광양예선의 대표가 남부IND 대표의 친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C&그룹 임원들을 불러 두 회사의 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C&중공업과 광양예선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또 금융권한테서 제출받은 대출 관련 서류와 감사원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대출 과정에 특혜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C&그룹이 단기간에 1조3052억원을 대출받는데 성공한 점에 주목해 왔다.
특히 검찰은 2008년 우리은행 여신담당 직원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C&중공업이 이미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단기대출 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심사의견서를 조작, 대출을 도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다른 우리은행 직원들도 2007년 9월 C&그룹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세운 C&구조조정 유한회사에 주식담보 대출을 해주면서 한도보다 300억원을 더 제공한 단서를 잡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임 회장 등 그룹 임원들이 조성한 비자금을 남부IND나 광양예선 외에도 C&중공업의 중국 컨테이너 공장, C&라인의 해외법인 등 계열사 해외계좌에 은닉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흐름을 쫓고 있다.
한편 C&그룹 대출 심사 과정 등에 개입,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융권 및 정·관계 인사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10여명을 조사 대상으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