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공고...공자위 보유지분 56.97%+경남·광주銀 주식

2011-10-30     박종준 기자
[매일일보] 우리금융지주의 매각 공고가 나면서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된다.

일단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금융산업 발전, 조기 민영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매각 결정을 내릴 때보다 녹록치 않아 민영화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지주의 입찰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4%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을 의결, 30일 발표했다. 매각대상 주식은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발행 주식 56.97% 전량과 경남·광주은행 발행주식이다.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분리매각 여부는 우리금융지주 전체에 대한 입찰자의 제안내용과 비교해 결정키로 했다. 다만 입찰참여 조건은 '50%+1주 이상 지분 인수 또는 합병'으로 공시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재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지분 매입과 하나금융의 합병 방식의 두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지주는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의 일부를 사들이고 나머지 지분을 합병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등 준비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310조원 규모의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 480조원대의 대형 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하나대투증권 사옥 매각도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장부가액이 1190억원인 하나대투 건물 매각규모는 29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하나금융 측은 세금 감면 혜택이 목적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최대주주였던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지분 9.6%를 전량 매각하면서 M&A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우리금융지주가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점주주 체제를 이루는 것이다. 그동안 이팔성 우리금융회장 등 임원들은 KT, 포스코, 국민연금공단 등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 등과 폭넓게 물밑 접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하나금융의 합병 방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지만 공적자금 회수나 민영화 시기가 늦춰진다. 또 고대 경영학과 61학번인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라는 점 때문에 불거지는 특혜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반면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과점 방식은 공적자금 회수와 조기 민영화를 완료할 수 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광주·경남은행은?

공자위는 매각 공고를 통해 최종 입찰 이후 분리매각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다만 입찰 참여 조건은 '50%+1주 이상 지분인수 또는 합병'안을 제시했다.

일단 분리매각을 전제로 우리금융 자회사인 경남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경남 지역 상공계 등이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다. 광주은행의 경우 광주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상공계와 전북은행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실제 전날 광주·전남 4개 상공회의소와 경남·울산 11개 상공회의소는 공자위에 성명서를 보내 지역 자본에 의한 지방은행 인수를 요구했다.

이들은 "외부자본에 의해 지방은행이 인수되거나 외부자본과의 경쟁으로 인수액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채 지역 자본이 두 은행을 인수한다면 이후 부실경영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지역 자본에 의한 지역 금융의 견실한 토대 구축을 위해 지역 자본 인수를 우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향후 정부는 다음달 26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를 접수한 뒤 예비입찰을 거쳐 올해 말까지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민영화를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