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끝난 기륭전자 분쟁…“고통책임 8할은 국회”

2010-11-01     김민지 기자

[매일일보] 6년여에 걸쳐 갈등이 이어져왔던 기륭전자 사태가 11월 1일 마침내 끝을 맺었다.

기륭전자와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노-사 합의문 조인식을 갖고, 기륭전자 조합원 10명을 고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아쉬움은 있으나 6년간에 걸친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긴 투쟁이 마무리된 점, 참으로 다행스럽다는 말씀 전한다”며, “머나먼 투쟁의 길을 걸어오는 동안 기륭투쟁에 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분들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90일이 넘는 단식투쟁에 나섰던 김소연 분회장을 비롯해 기륭 노동자들의 자본과 권력에 맞선 눈물겨운 투쟁이 없었더라면 이번 타결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협상 타결이 향후 불법파견 노동자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6년간 기륭전자 조합원이 거리에 흘린 땀과 피, 그리고 눈물을 기억하며 진심으로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또한 지난 2008년 장기투쟁 과정에서 암이 발병해 운명한 고 권명희 조합원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김종철 대변인은 “기륭전자 최동렬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꼬박꼬박 동행해 정치권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최동렬 회장은 돈과 권력이 있는 자본가가 힘없는 노동자를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그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 줬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최 회장은 그동안 문자 해고, 직장 폐쇄, 노조파괴 공작, 위장 도급, 공장 이전 등 악덕자본가가 보여줄 수 있는 끝을 보여줬다”며, “뒤늦었지만 최 회장은 오늘 약속한 합의 내용이라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복직과 정규직화를 위한 싸움에서 기륭전자 조합원들의 희생은 너무 컸다”며, “이 고통에 대한 책임의 8할은 국회에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비정규직 논쟁은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탁상공론일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비정규노동자를 구할 방법은 엄격한 사용사유 제한, 파견제 폐지 등 근본적 처방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회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며, “그것만이 현재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불안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수백만 비정규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