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통한 맞춤형 교육 강화로 수저계급론 타파해야”

한경연, ‘사회이동성과 교육해법 : 개룡남은 전설이 되었나’ 세미나

2018-08-23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우리나라의 수저계급론을 타파하려면 사교육 경감대책, 교육의 자율성·다양성 강화,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의 교육 개혁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의 계층 사다리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국경제연구원은 23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사회이동성과 교육해법 : 개룡남은 전설이 되었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발표자로 나선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아직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들어 교육의 계층사다리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며 “교육개혁을 통해 교육의 계층사다리 역할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2000년부터 2015년까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정배경이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2015년에 들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가정배경이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력 계수의 변화추이를 보면 2009년 31.95에서 2012년 34.06으로 소폭 상승한데 반해, 2015년에는 42.75로 크게 증가했다.가정배경이 최하위 20%에 속하는 학생의 평균점수는 2012년 502점에서 2015년 486점으로 34포인트 하락했다.학교 책무성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되었던 시기(2009년~2012년)에 최하위 20% 가정배경에 속하는 학생의 성적수준은 높아지고 PISA 최하등급에 속할 확률은 낮아져 학업성취도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반면 학교 책무성 정책이 점진적으로 폐지되던 시기(2012년~2015년)에는 성적이 저하되고 PISA 최하등급에 속할 확률은 높아지는 등 학업 성취도가 악화됐다.이 교수는 “교육의 계층사다리 역할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저계급론의 주장처럼 해결이 불가능할 만큼 고착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주입식·암기식 교육으로부터 탈피해 사교육 경감 정책이 보다 일관성 있고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세대 간 교육 대물림이 최근 들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20세~69세의 남성을 기준으로 교육수준의 세대 간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할아버지-아버지’ 0.656, ‘아버지-본인’ 0.165, ‘본인-아들’ 0.398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최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일반고보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의 명문대 진학률이 더 높았는데,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졸업자 수 대비 서울대 진학률은 자율고가 1.34%, 외국어고·국제고 4.95%, 과학고·영재고 9.73%로 나타난데 반해, 일반고는 0.35% 수준에 그쳤다.김 교수는 사회 이동성 제고와 교육 격차 완화를 위한 4대 정책방향으로 △조기 개입을 통한 발달 격차 방지, △적극적 발굴·지원을 통한 재능 사장의 방지, △교육과정의 개별화를 통한 성공경로의 다양화, △위기 청소년 보호를 통한 사회적 배제의 예방 등을 제시했다.김승욱 중앙대 교수는 “우리와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있는 국가들이 취업과 연계된 교육시스템 등을 마련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독일의 경우 이원화도제제도라는 체계적인 직업교육훈련체계를 구축해 교육·훈련과 고용간의 연계시스템을 강화한 결과, 청년실업률이 2007년 11.0%에서 2014년 6.9%로 꾸준히 하락했다. 일본도 2004년부터 일본형 이원화제도인 실무·교육연결형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그는 대학정원을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사립학교 소유자들이 학교를 폐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퇴출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공립 고등학교의 경우 정부 지원으로 비용부담을 줄이고, 사립학교는 등록금 규제 등을 해제해 자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저소득층의 대학 등록금 지원에 대해서는 공립이나 사립학교를 가리지 않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