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 SK뷰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4탄 [단독]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3대 의혹’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SK건설이 부산 용호동 오륙도 SK뷰 아파트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와 이면계약을 맺고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사정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검찰은 시행사 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의 서울 대치동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이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매일일보>은 지난 10월 한 달여 동안 심층 취재를 통해 총 3회에 걸쳐 이를 보도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그동안 취재 과정에서 생긴 몇 가지 의문점들을 정리해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와 있는 무송의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감사보고서 등을 보면, 오륙도 SK뷰 아파트의 총 공사도급금액은 6,246억여원으로 나와 있다. 이는 무송과 SK건설 간에 맺은 표준도급계약서(2004.10.27)에 나와 있는 금액과 일치 한다.
의혹 1. 외환은행 인사동 지점 계좌에 들어간 1,375억원은 무슨 돈?
하지만 2008년 무송이 서울지방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서를 보면, 2008년 8월 공사 완공 때까지 SK건설에 집행된 공사대금은 총 5,379억원(면세부분 포함)으로서 기존 공사대금 6,246억원과 비교할 때 900억여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한 SK건설 측의 답변은 이랬다. 아직 주변 공사라든지, 잔여 세대를 재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대금을 모두 받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SK건설의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감사보고서 등에 나와 있는 도급금액과 비교하면 또 달라진다.
SK건설의 감사보고서에는 오륙도 SK뷰 아파트의 총 도급금액이 5,730억여원으로 나와 있다. 이 역시 무송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과 비교할 때 380억여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서도 SK건설 측은 마감재의 업그레이드와 예정에 없었던 도로 공사 및 소공원 건설로 인해 공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별달리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인다.
실제 무송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서에서도 대주건설은 시공권이익금지급청구권에 해당하는 금액인 112억여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와 있다. 다만 이 돈은 대주건설 허재호 회장이 ‘두림건설’을 통해 개인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한 때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시 대주건설은 SK건설 측에 이행합의한대로 112억여원을 청구했지만, SK건설 측이 이를 지급하지 않자 ‘SK뷰 아파트 분양대금 공동 관리계좌’에 대하여 거래정지를 시키는 등 서로 간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하튼 대주건설은 이행합의한대로 112억여원만 받아 갔다.
이에 대한 풍림산업 측의 답변은 이렇다. SK건설이 공사 자재 등에 선투입한 비용 지급을 청구해 와 200억여원을 제외한 나머지 1,375억원을 ‘SK건설의 외환은행 인사동 지점 계좌’에 입금시켰다는 것.
따라서 풍림산업은 시공권이익금청구금액인 200억여원만 받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돌려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SK건설 측의 답변은 풍림산업과 상당히 엇갈린다. SK건설 측은 1,375억원 역시 오륙도 SK뷰 아파트 분양대금에서 발생한 돈이니 만큼, ‘분양대금 공동관리 계좌’로 들어갔을 것이며, 1,375억원은 현재까지 받은 공사대금 5,730억원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상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일단 1,375억원은 분양대금 공동관리 계좌로 들어가지도 않았으며, 만일 1,375억원을 포함하게 되면 SK건설의 총 공사대금은 7,000억원을 훨씬 상회하게 된다. (참고 : 5379억+1,375억=6,754억, 5,730억+1,375억=7,105억, 6,246억+1,375억 =7621억+알파)
이에 대해서는 SK건설 측의 좀 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 2 . 국세청에 제출된 이행합의서는 위조가 됐다?
SK건설과 무송이 맺은 이행합의서는 세 부가 작성됐다. 계약 당사자들이 한 부씩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공증사무소에 보관돼 있다.
<매일일보>이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이행합의서는 공증사무소에 보관된 이행합의서와 무송이 국세청에 제출한 이행합의서 두 개다.
그런데 두 개의 이행합의서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이행합의서 맨 뒷장 첨부된 ‘용역 및 사업비 집행 내역서’ 중 ‘철거 및 광고 부분’이 국세청에 제출된 이행합의서에는 특정 부분이 삭제돼 있었다.
공증사무소에 보관된 이행합의서에서는 철거 용역을 맡은 (주)우진특수개발에 확정금액으로 75억원을 집행하기로 돼 있으며, 광고 용역을 맡은 (주)올웨이즈커뮤니케이션 역시 75억원을 집행하기로 돼 있으나, 국세청에 제출된 '용역 및 사업비 집행 내역서'의 비고란 부분에 적혀있는 ‘확정금액’이라는 문구가 삭제돼 있었다.
의혹 3. 사라져 버린 부가세 환급금 150억원
무송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종합부동산세 총 128억여원(가산세 포함)의 국세를 체납해 국가로부터 소유 부지(해양공원 개발 부지)에 대하여 압류를 당했다.
국가를 대리한 삼성세무서가 법원에 제출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소장을 보면, 무송은 128억여원의 국세를 체납하고도, 또 수백억원대의 탈세를 하고도 버젓이 150억원대의 부가세를 환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7월 2일 SK건설이 무송에게 발송한 공문을 보면, SK건설은 무송이 받은 150억원 부가세 환급금을 반환할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즉, 삼성세무서는 무송이 국가로부터 150억원의 부가세 환급금을 받기는 했지만 실제 이 돈은 SK건설로 넘어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SK건설 측의 답변은 이렇다. SK건설 관계자는 “부가세 환급금을 무송으로부터 돌려받은 적도 없을뿐더러, 이 돈은 ‘분양대금 공동관리 계좌’에 입금돼 있다”라고 밝혔다.
만일 SK건설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삼성세무서가 이를 몰랐을 리 만무하다는 것. 이를 알았다면, 굳이 무송 소유의 부지에 대하여 압류 소송을 거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SK건설에 부가세 환급금을 반환하라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여하튼 150억원 부가세 환급금은 SK건설이 받았건, ‘분양대금 공동관리 계좌’에 들어가 있건 간에 국가로 환수돼야 할 것은 분명한 사실 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