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미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시 한·미 FTA 비준 수월 전망

2011-11-03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우세할 경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도 좀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3일 코트라가 발표한 '美 중간 선거 결과에 따른 국내업계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한미 FTA 비준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해온 점과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에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 3개국과의 FTA 비준을 촉구한 점에 비춰볼 때 한미 FTA 처리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로 한 코트라의 평가다.

조성준 켄트 로스쿨 교수는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에 우호적인 공화당과 오바마 행정부와의 연대를 통해 3개 FTA 모두가 차기 의회에서 비준될 가능성이 높다"며 "클린턴 대통령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체결한 NAFTA를 민주당 주도 의회에서는 통과시키지 못하다가 94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후 의회에서 처리했던 때와 유사하다"고 당시 상황과 비교했다.

다만 코트라는 초선에 성공한 보수 유권단체 티파티 소속 의원이 보호무역주의 성향일 가능성과 10%에 육박하는 고실업률로 인해 미국내 반 FTA 감정이 고조될 경우 비준시기가 늦춰질 우려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4대 로비회사인 캐시디 관계자는 "공화당 주도 의회는 무역협정에 대해 좀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실업률과 2012년 대선을 의식해 무리하게 FTA 비준을 강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민주당 주도로 의회에서 발의된 기후변화법안, 과세이연금지법안, 일자리 아웃소싱 금지법안 등 보호무역주의적 법안도 사실상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코트라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과 대한 투자 불확실성도 줄어들 것이라는게 코트라의 설명이다.

지난해 6월 미 하원에서 통과된 기후변화법안은 2020년부터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하지 않는 국가의 제품에 대해 관세도입을 규정하고 있다.

대한 투자를 비롯해 미국 기업의 해외 그린필드 투자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 과세이연금지법안 추진도 중단될 전망이다. '과세이연'은 해외수익이 국내에 송금될 때까지 과세를 연기해주는 제도로 해외 투자의 인센티브로 작용해왔다.

민주당은 이 제도가 미국 현지 일자리를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해오며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공화당과 미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법안 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윤재천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이번 중간 선거 결과, 친기업 성향의 공화당 약진으로 한미 FTA 비준을 비롯해 국내 기업의 대미 진출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경기부양 모멘텀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수입수요 위축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