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부터 중견기업 사주 일가 세무조사 강화
2011-11-04 이황윤 기자
국세청이 4일 발표한 '2010년 정기 조사대상 선정기준'에 따르면 내년 세무조사 법인은 지난해 2943개에서 148개 늘어난 3091개로 확정됐다.
개인사업자는 확정신고 인원이 증가한 점을 감안해 지난해 1500명 보다 5000명이 늘어난 2000명으로 선정했다.
우선 대기업에 대한 조사가 강화된다. 국세청은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 순환조사를 5년에서 4년으로 현실화하기로 했다. 세무조사 대상도 지난해 19.2%(86개)에서 올해 21.2%(110개)로 확대했다.
국세청은 특히 내년 조사에서 대기업 사주의 기업자금 유출여부를 검증하는 등 세무조사를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법인의 세부담은 적지만 기업주와 일가족의 생활, 소비수준 등 자산 운용액에 비해 소득원천이 부족한 지 여부를 분석한 뒤 자금유출 개연성이 많은 관련 법인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회계조작에 의한 기업자금 유출, 인수합병(M&A) 등 자본거래와 역외거래 등을 통한 조세회피 여부 등도 검증할 방침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 가운데 150여개 기업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세청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전체 신고법인의 98.8%를 점유하는 수입금액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세무조사 대상을 최근 5년간 평균 2557개에서 내년에는 2359개로 줄였다.
중소기업이 자금과 기술, 판로 등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산정비율을 10% 가량 축소한 셈이다.
또 20년이상 사업을 하고, 성실하게 신고납부한 수입금액 5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 사업자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면제했다.
제외된 기업은 장기간 사업영위법인 1만7000개 가운데 1만1000개다. 개인은 3만9600명 중 2만4900명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수입금액 10억원 이하의 소규모 영세법인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유흥주점과 사금융, 성인오락실 등 사행성 업종은 배제된다.
국세청은 또 비수도권 소재 기업의 선정 비율을 축소해 수도권 기업과 실질적인 형평성을 도모했다. 법인의 경우 최근 3년간 평균 선정비율 0.68%(1076개)에서 올해는 0.55%(873개)로 20% 가량 줄였다.
세무서 관리대상 법인은 세무서 단위로 선정하던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지방국세청별로 세원밀집 지역과 취약업종 등 탈루개연성이 많은 법인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키로 했다.
세무조사 결과 성실신고가 객관적으로 검증된 조사모범기업은 조사받은 사업연도 이후 5개 사업연도를 정기 조사대상 선정에서 제외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의적인 조세회피나 탈세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사대상으로 선정해 관리해 나가겠다"며 "반면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성실하게 신고하는 중소기업과 지방기업에 대한 세정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