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화 비자금 단서 포착했나?
2010-11-07 박동준 기자
이를 두고 검찰이 모종의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수사 범위와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최근 드림파마, 한익스프레스, 엘로스, 엔에이치엘개발, 씨스페이시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유중식 엔에이치엘개발 대표(51)와 오병규 웰로스 전 대표(58) 등 전현직 임직원을 소환조사했다.
이들 회사들은 제약 또는 운송, 유통업체들로 상대적으로 비자금 조성이 용이한 업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발된 비자금의 출처가 이들 업체들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한화그룹이 물량 몰아주기 등 부당지원을 통해 회사를 확장한 뒤 인수합병을 거쳐 대주주에게 거액의 시세차익을 몰아 준 정황도 포착돼 이 과정에서도 비자금이 조성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열 제약사인 드림파마는 업계 관행인 리베이트 비용을 통해 그룹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드림파마는 지난해 800억원대 리베이트를 조성해 전국 병의원에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전현직 임직원이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당시 드림파마의 리베이트율은 25% 정도로 알려졌다.
또 물류사업부문인 웰로스를 지난 2월 관계사 한익스프레스에 매각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흑자사업 부분인 웰로스를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실제 한익스프레스는 웰로스 인수 후 서둘러 합병 작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상장사인 한익스프레스의 주가는 1만3000원에서 2만4000원까지 상승했고 증권가에는 한화그룹이 고의적으로 회사를 넘겨 시세차익을 김씨 모자에게 몰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앞서 영혜씨는 자신이 2대주주인 관계사 태경화성으로부터 지난해 5월 한익스프레스 지분 50%를 인수했다
한익스프레스는 김 회장의 누나 영혜씨 모자가 최대주주인 특수화물 운송업체다.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한화그룹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전직 임원들이 대주주인 편의점업체 씨스페이시스 역시 한화유통으로부터 계열분리 이후에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한화그룹에 의지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압수수색 당한 경비용역업체 S사 또한 마찬가지다.
검찰은 이런 점을 주목하고 내부거래 또는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는지 압수한 회계장부 등 관련자료 분석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의혹 부분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며 "물증과 자료 추적을 통해 비자금 전체를 직접 쫓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