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스승에게 최우선돼야 할 덕목은 인성이다
2018-08-31 이상민 기자
[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연일 엽기적인 사건, 사고로 조용할 날이 없는 대한민국이지만 이번 주 특히 온 나라가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충격에 허우적댔다.30대의 한 여교사가 무려 스무 살이나 어린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 제자를 꾀어 수차례 성관계를 갖다가 들통이 났다. 결혼까지 한 이 여교사는 버젓이 두 딸을 둔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에 충격은 더욱 컸다.나체에 가까운 자신의 사진을 제자의 휴대폰으로 보내며 유혹하는가 하면, 만두를 사주겠다며 꾀기를 수차례. 결국 제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하니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특히 성관계의 장소가 교실과 자신의 차량이라는 부분에서는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가르치는 교사에게도, 배우는 학생에게도 교실은 신성한 ‘학문의 전당’이기 때문이다.엽기적인 사건을 저지른 교사는 13세 미만 아동과 서로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더라도 성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한 여교사의 답변이 걸작이다.“그 제자가 너무 잘 생겨서 충동을 느꼈다.”잘 생기기만 하면 누구나 충동을 느낀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동물의 세계’와 다른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더군다나 한 남자의 아내요, 두 여자아이의 엄마라는 사람이 말이다. 게다가 그 사람은 어린이를 바르게 훈육하고 가르쳐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교사다.참으로 무책임하고 어이가 없는 말이 아닐 수 없다.‘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속담은 딱 이런 경우에 쓰라고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한 여교사의 삐뚤어진 욕정이 꿈과 희망 속에 구김살 없이 자라나야할 한 어린이의 인생을 망쳐놓았다. 그런 경험을 하게 된 어린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견뎌내야 할 고통은 가히 상상을 넘어설 것이다.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성폭행 후유증을 평생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이번 여교사의 제자 폭행사건을 단순히 한 여교사의 삐뚤어진 일탈로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된다. 언제든 우리의 학교에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과거 여교사가 중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우리사회는 특단의 조처를 떠들썩하게 외쳤지만 실상 돌아보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달라진 사회의 관념이나 구조에 따라 가치관도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특히 지금 한국 사회의 가치관 부분에서 가장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 바로 성도덕이다.‘교육은 백년지대계(多年之大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교육을 믿고 맡기려면 교사들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최근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가장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이 교육계다. 이런 혼란이 단순히 철밥통을 차기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백년 교육’을 향한 밑거름이 되길 소망해본다.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의 기준이 도덕성이나 인성은 어떤지 감히 제안해본다.최근 3년 새 성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3배나 증가했다. 이제는 온 나라가 나서 교육의 근간을 바로 세워야 할 때다. 특히 학교내에서의 성범죄에 대한 원천적인 차단이 시급하다.더불어 교육부가 선제적으로 나서 우리들의 아이들을 제대로 지키고 가르칠 특단의 조처를 조속히 내놓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