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법원, ‘외환은행 헐값매각’ 스티븐 리 석방…송환 불투명
법무부 “현지 법원, 공소시효 완성 판단”…행방 미궁
2017-09-01 박수진 기자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스티븐 리(48·한국명 이정환) 론스타코리아 전 지사장이 해외도피 12년만에 붙잡혔다가 현지 법원의 결정으로 풀려났다.
법무부는 1일 “미국 국적인 이씨가 지난 8월 이탈리아에서 인터폴에 체포됐지만 최근 밀라노 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됐다”고 밝혔다.
그에게 적용된 범죄 협의가 이탈리아 형사법 해석상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라는 게 법무부 측의 설명했다. 이번 체포 소식으로 기소중지 상태인 리 전 사장이 범죄 인도 절차를 통해 국내로 송환돼 수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지 법원의 석방 결정으로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앞으로 미국을 비롯해 제3국을 상대로 범죄은 인도 절차를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 전 지사장은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한 이른바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시민단체와 국회 등의 잇따른 고발에 2006년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리 전 사장이 2005년 가을에 이미 미국으로 도피해 관련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