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륙도 SK뷰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5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 누구?...비자금 의혹 '진실게임'
2010-11-10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SK건설이 부산 용호동 오륙도 SK뷰 아파트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와 이면계약을 맺고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사정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검찰은 시행사 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의 서울 대치동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이해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매일일보>은 지난 10월 한 달여 동안 심층 취재를 통해 총 3회에 걸쳐 이를 보도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그동안 취재 과정에서 생긴 몇 가지 의문점들을 지난 326호에 이어 짚어봤다.
SK건설, 공사대금 증액 부분 ‘추가 공사비’ 때문 해명, 석연치 않는 부분 많아
일각, 5년 전 분양가 적용된 현 분양가는 해양공원 사업 답보 상태에서 부적절해
시행사 무송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국세청에 신고한 부가가치세 내역서를 보면, SK건설에 공사대금으로 5,379억여원, 풍림산업에 1,575억여원, 대주건설에 112억여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풍림산업에 집행된 1,575억여원에 대해서 당초 풍림산업 측은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25% 시공권이익금지급청구권’에 해당하는 200억여원을 제외한 나머지 1,375억여원 전부를 ‘SK건설의 외환은행 인사동 지점 계좌’로 입금시켰다고 밝혔다. 풍림산업 측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오륙도 SK뷰의 아파트 매입? 매출 현황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풍림산업이 제시한 매입?매출 내역은 무송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과 일치했다. 하지만 풍림산업 측의 이 같은 해명과는 다르게 SK건설 측은 1,375억원은 분양대금에서 발생한 돈이니 만큼, 아파트 ‘분양대금 공동관리 계좌’로 다시 입금됐을 것이라고 말해, 의문을 자아냈다.
여하튼 풍림산업의 재해명에는 의문스러운 부분도 적잖이 있으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SK건설보다는 신뢰성이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의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감사보고서 등을 보면, SK건설이 오륙도 SK뷰 아파트 시공으로 받은 현재까지의 공사대금은 5,730억여원으로 나와 있다. 이는 무송의 부가가치세 신고 내역서를 통해 산출된 5,379억여원과는 351억여원 가량 차이가 난다. 풍림산업의 공사대금을 제외하고서도 말이다. SK건설 측은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11월2일자 기사 참조) SK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마감재의 업그레이드와 도로 확장 및 소공원 건설 등으로 인하여 계획에 없던 추가 공사가 있어서 공사대금이 늘어나게 된 것”이며 “나머지 대금은 아직 미분양 된 세대가 남아 있는 관계로 다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SK건설의 말대로 실제 추가 공사가 있었던 것일까. <매일일보>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SK건설의 해명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이 있다. 먼저 마감재의 업그레이드 부분. 이 부분은 현재까지도 수분양자들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항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말 SK건설은 분양광고하면서 “염분에 의한 부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 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미 마감재의 수준은 정해져 있었다. <매일일보>이 입수한 2004년 3월22일 무송과 SK건설, 풍림산업, 대주건설 간 맺은 ‘공사도급 가약정서’ 제4조(공사비) 3항을 보면 (오륙도 SK뷰 아파트)내마감재 수준은 SK건설의 ‘부산 광안동 SK뷰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음으로 '도로 확장 및 소공원 건설' 역시 애초부터 오륙도 SK뷰 아파트 사업 승인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구청이 무송에 발송한 ‘사업계획변경승인’ 공문을 보면, 도로개설 및 육교연결, 조경공사, 소공원 건설 등을 기존 사업 계획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마감재의 업그레이드 및 도로 확장 등은 애초부터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었던 사항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가 공사비가 발생하여 공사대금이 늘어나게 됐다고 해명한 SK건설은 지금이라도 좀 더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부연 설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말 분양 당시 오륙도 SK뷰 아파트는 평당(3.3㎡) 분양가가 평균 900만원대로 당시 인근 시세보다 두 배 가량 비싼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문화시설과 해양공원(씨사이드) 조성, 경전철 개통, 직선화 도로 확장 등을 내세워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분양계약자들이 사기과대분양 광고를 했다며 무송과 SK건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지금까지도 공방 중이다. 급기야 잔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400여 세대에 대해 SK건설은 최근 강제 해지를 통보하고, 재판매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는 5년 전 분양가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연 5년 전 분양가와 같을 수 있냐는 것. SK뷰 아파트 분양계약자 A씨는 “터무니없다”고 일성했다. 이 부분은 현재 소송 쟁점 중 하나다. A씨 등의 주장에 따르면 5년 전 분양가는 당시 단지 앞에 세계적인 해양공원을 조성을 해 입주와 동시에 혜택을 누리게끔 광고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2008년 10월 준공(동별사용승인)된 이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양공원 개발은 부지만 파헤친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해양공원 개발 부지는 현재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압류, 담보 제공된 상태에 있으며, 시공사조차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부산 남구청은 오는 12월 말까지 시공사가 선정이 안 된다면 해양공원 개발은 원점으로 돌려 ‘원상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양공원 개발이 오륙도 SK뷰 아파트의 사업승인 조건이었던 만큼, 만일 해양공원 개발이 안 된다면 아파트 ‘전체사용승인’도 불가한 입장을 표명했다. 따라서 5년 전의 높은 분양가에 영향을 준 해양공원 개발이 이런 상황에 놓여 져 있는 만큼 지금의 분양가가 5년 전 분양가와는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5년 전 분양가에는 옵션 및 발코니확장 비용(에어컨 및 주방편의시설) 그리고 세금(취?등록세)과 금융비용(중도금대출 후불이자 등) 등이 모두 합해져 산정되었지만, 현재의 분양가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배재된 채 산정됐고, 이를 고스란히 분양계약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하튼 이러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현재 부산 오륙도 SK뷰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