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축제 G20 시작날 코스피 울음바다
외국계 단일창구 물량이 시장 뒤흔들어…출구전략 시발점?
[매일일보] G20이란 국가축제 시작일에 주식시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문제는 이 상황이 일시적인 이벤트냐 아니면 외인 출구전략의 시발점이냐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일시적 이벤트란 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태다
1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53.12P 급락한 1914.73을 기록했다. 외국계 단일창구에서 장 막판 나온 매물로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이치뱅크에서 10분만에 증권가 추산으로 2조원 가량의 매물을 토해낸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조3389억원의 매물 폭탄을 터트리면서 역대최대 순매도 금액을 기록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역시 단시간에 1조8041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기록을 세웠다. 프로그램 순매도도 9319억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향후 방향은? 증권가 “이번 옵션 만기일 단순 이벤트 그칠 것”
이번 급락이 ‘향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란 질문에 증권가 대다수의 시각은 옵션만기일을 기해 단기적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외국계 단일창구에서 나온 물량이라 한 회사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 본다”며 “펀드멘탈이나 우상향 기조의 추세가 변한 것이 아니므로 단순한 차익실현 측면의 펀드청산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리서치기획 팀장 역시 단순 이벤트에 무게를 두었다.
이재훈 팀장은 “도이치 창구 단일창구에서 나온 물량이라 헤치펀드에서 환차익 목적으로 나온 물량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증시가 견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유입 강도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단순 이벤트로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팀장은 “내일 시장의 향방이 향후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고 신중론도 펼쳤다.
현대증권 오온수 수석연구원도 “연말 헤지펀드환매를 앞두고 2~3달전 미리 자금을 마련해놓으며 그 시점으로 옵션만기일을 맞아 유동성이 풍부해진 시장에 청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외인이 G20에서 ‘핫머니’ 규제안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해 차익실현 욕구를 표출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도 “합성선물의 청산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옵션만기일을 맞아 유동성이 풍부해진 시장에 청산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한국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이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예측했다.
단순이벤트로 파악한 연구원들은 급락한 증시의 갭 메우기 측면에서 다음날 증시가 낙폭을 전부는 아니지만 회복할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반해 이번 급락이 외국인의 자금이탈의 시발점으로 보는 신중론도 나왔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6월 만기이전 2조5000억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이 날 2조원을 청산했다”며 “아직 5천억 가량의 잔고가 12월 쿼드트리플위칭데이에 다시금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는 덧붙여서 “연말로 갈수록 배당수익을 염두에 놓고 매수세가 점점 강하게 유입이 되지만 외국인이 이미 배당수익보다는 한국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생각해 청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입장 모두 이번 급락에 한마디로 패닉상태였다. 양측 모두 장 막판 단일창구에서 쏟아져 나온 물량에 원인을 조사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요인에 대해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