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생활습관이 만드는 ‘직장암’, 대장내시경으로 조기 예방 필수
박민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
50세 이후 주로 발생, 식습관·비만 등이 주요 원인
최근 NGS검사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치료 가능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된다. 쉽게 물음표 모양을 연상하면 되는데 물음표의 둥근 부위가 결장, 아래쪽 직선 부위가 직장이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변을 저장하고 배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직장은 주먹 하나 크기의 좁은 골반 중앙에 위치한다. 전방으로는 전립선이나 질 등 생식기와 인접해 있고, 측면으로는 골반혈관과 신경들이, 후방으로 천골이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직장에서 발생하는 암은 진행하는 경우 인접해있는 장기들에 전이되기 쉽고, 결장암과 달리 재발률이 높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 발생가능성도 높다.
◇전체 대장암 환자 10명 중 4명 직장암… 식습관 등 후천적 요인 70%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대장암 발생률은 2014년 기준으로 한해 10만명당 53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직장암은 이 중 약 40%를 차지한다. 2000년 이전에는 결장암보다 직장암 환자가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원인으로 결장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직장암의 비율은 40%로 감소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결장암 비율이 약 70%로 향후 직장암 발생비율은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햇빛에 많이 그을릴수록 주름이나 점이 생기듯 붉은 고기나 술과 같은 대장암 위험요인에 의해 대장점막에 대장용종이 생기고, 그 일부가 대장암이 된다. 대장암의 10~30%는 유전적 요인으로, 나머지 70%는 식습관, 비만과 같은 후천적,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또 대장암은 연령에 비례해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50세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식이습관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역시 대장암 발생 위험을 두 배 정도 증가시키며, 음주는 대장암 발생률을 2배, 흡연은 50% 증가시킨다. 대략 20% 정도의 대장암이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나타나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배변습관 바뀌면 병원 찾아야
대장내시경 시행하면 용종을 제거했다는 설명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는 대장선종의 경우 암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종의 크기가 클수록 암으로 이행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암의 증상은 대장암의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측 대장이 좌측 대장에 비해 내경이 넓기 때문에 우측 대장암의 경우 막히는 증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 및 체중감소와 같은 전신증상이 많고, 반대로 좌측 대장에 종양이 자라는 경우 좁은 내경 안에서 암이 자라 변이 가늘어 지거나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이 변할 수 있다. 대장암에 따른 출혈은 경우에 따라 만성적으로 진행해 빈혈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암이 상당히 자란 경우에는 복부에 종괴가 만져질 수도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때문에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50세 이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다. 혈변이나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항문수지검사와 항문직장경을 통해 1차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대장내시경을 통해 직장 및 나머지 대장을 검사해 직장암 유무를 판별한다. 직장암으로 진단된 경우 직장암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 및 골반 MRI(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직장암의 경우 폐전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흉부 CT 또한 필수적이다.
직장암 초기인 경우 진단 후 수술 전 CT와 MRI검사 후 수술을 진행하지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는 약 1달 반이 소요되며 방사선치료 완료 후 6-8주 후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만이 유일한 완치법… 재발률 20~50%, 주로 3~5%년 내 재발
직장암은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저위전방절제술이다. 직장은 지방조직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지방조직 안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다. 저위전방절제술은 이 지방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골반으로부터 직장과 직장주변지방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수술도 복강경을 통해 시행한다. 일부 초기 직장암에서는 대장내시경절제술 또는 경항문절제술 등을 통해 치료 가능하다.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 방사선항암치료가 필요하다. 1기를 제외한 직장암에서는 수술 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치료가 가능해졌다. NGS검사는 환자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을 진단하고, 각 개인에게 잘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법이다. NGS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유전자 변이부위를 한꺼번에 분석함으로써 검사시간의 단축 및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한 치료제(약물)에 대한 반응이 예측 가능해져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직장암은 다른 대장암 보다 재발률이 높고, 좁은 골반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국소재발률 또한 높다. 재발률은 20~50% 정도로, 주로 3~5년 내 재발하고 5년 이후에는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예방 위해선 식습관·운동 중요… 50세 이후 대장내시경 필수
직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와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 운동은 장의 연동을 촉진시켜 대변이 장 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운동을 통해 대장암 위험요인인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흡연과 음주도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만큼 담배와 술을 멀리하는 생활 습관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50세 이후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장항문학회에서는 50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50세 이후 대장암 발병률이 높고, 내시경적 절제가 용이한 대장암 전단계인 대장용종 발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점과 검버섯이 늘 듯 대장에서도 용종이 늘고 암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가 암검진에서 대변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대변잠혈검사의 정확도는 높지 않는 편이다. 때문에 50세가 넘으신 분들은 대장내시경을 꼭 받는 것이 좋다.
박민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