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란 예고 속 분양연기 속출

공급줄어 강남발 집값불안 가속

2007-02-24     최정우 기자
내년도 주택대란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물량 소진속도도 더뎌지고 있다.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2월에 분양키로 했던 공급물량은 총 1만8천800여가구. 이 가운데 1월에 분양키로 계획했던 물량은 1만1천400여가구이다. 2월에는 7천4백여 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2월 분양규모는 대형건설업체 7천125가구, 중소건설사 293가구 등이 포함돼 있는 물량이다. 주택건설사들이 2월 분양계획을 세우면서 일반에 공급키로 했던 아파트는 4천900여 가구이다.

1월 분양물량 총 공급규모 중 절반가량으로 줄어
“9월 분양가 원가 공개 앞두고 실수요자들 시장 외면”

주택건설사들이 1월에 공급키로 했던 아파트는 전국 1만1천420가구이다. 이는 조합원분 4천475가구와 일반분양물량 6천945가구를 포함시킨 규모이다.그러나 2월 15일 현재 주택건설사들이 1월에 공급한 아파트는 총 6천762가구에 그쳤다. 1월 총 공급예정규모 1만1천420가구에 비하면 4천658가구가 분양되지 않은 셈이다. 5천가구에 육박하는 아파트가 공급을 멈춘 것이다.이같이 주택건설사들이 1월에 공급키로 했던 물량을 소화시키지 못한 것은 1월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긴 하지만 정부의 규제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대형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1월에 공급키로 했던 물량이 모두 소진되지 못한 것은 1·2월이 계절적 비수기이긴 하지만 정부가 오는 9월 분양가 원가 공개 등 시장 규제위주의 대책을 내놓는 바람에 실요자들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분양시장을 위축시키는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방 분양시장 더 추워, 대구 단 한가구도 공급못해

주택건설사들이 1월에 일반에 분양키로 했던 지역별 물량은 서울 1천625가구, 대구 1천625가구, 인천 224가구, 경기 1천901가구, 충북 1천235가구, 경북 507가구 등이다.이 가운데 대구지역은 단 한 채도 분양을 못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도 대부분 2월로 넘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성적표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서울지역 일부 사업장은 3월 또는 이후로 일정을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지역에서 1월 공급키로 했던 사업장은 10여 군데로 대부분 재개발이나 재건축이다.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사업 추진상 조합원들과의 협의 문제, 설계변경 등의 문제로 분양일정이 연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순수하게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장마저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단 점이다.실제로 롯데건설은 종로구 평창동에 일반분양키로 했던 아파트 공급일정이 지난달에서 3월호 연기했다. 롯데건설이 평창동에서 공급키로 했던 물량은 112가구이다.동부건설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에서 총 681가구를 지어 299가구를 일반에 분양키로 했지만 2월로 공급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분양일정이 3월로 연기됐다.삼성물산 역시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660가구 중 조합원물량 524가구를 제외한 136가구를 일반에 분양키로 했으나 다음달로 연기했다.  서대문 지역에서 1월 공급일정을 잡았던 한신공역(주)도 3월로 연기했다. 한신공영 서대문 현장을 맡고 있는 손재선 소장은 “서대문 사업장이 분양일정을 연기한 것은 정부의 대책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전혀 무관치는 않다”며 “앞으로의 수주 방향은 정부의 정책의 규제속에서 벗어난 사업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향후 수주방향은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분양원가 적용 등 정부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라 분석해야 하고 사업성이 있을 경우 분양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업을 진행하기는 무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연기는 지방도 마찬가지

아파트 분양일정을 연기하고 있는 것은 지방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시장상황이 악화돼 있는 상태이다.화성산업은 지난 1월 대구 달서구에서 총 2천420가구를 지어 810가구를 공급키로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2월 달로 분양을 미룬데다 최악의 경우 3월 연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인천지역에서 공급을 세웠던 코오롱건설도 당초 1월에서 분양을 연기했다. 코오롱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224가구 중 아파트 126가구를 공급키로 했었다. 코오롱이 송도에 짓는 것은 주상복합이다.  울산에서 공급계획을 세웠던 경남기업도 연기했다. 경남기업은 지난 1월 울주군 언양읍 동부리에서 643가구를 공급, 모두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었다.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닌 일반분양 현장도 분양을 연기하는 사례도 있다. 신동아건설은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서 지난 1월 776가구를 분양키로 했으나 설 이후로 미뤘다.

강남발 집값불안도 예고...신규공급 없어

주택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의 신규아파트 공급이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남발 집값 불안도 예고돼 있다.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이 500여 가구에 불과할 전망이다. 강남권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은 매년 꾸준히 줄고 있어 집값 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연도별 강남권 공급 물량을 보면 지난 2004년에는 8천165가구에 달했던 분양물량이 2005년에는 절반 이상 줄어 3천558가구가 공급됐다. 3·30, 8.31 대책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쏟아져 나온 지난해에는 933가구가 공급되는데 그쳤다.강남권의 경우 사실상 재건축을 제외하고는 택지를 구할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 겹겹이 규제로 재건축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강남발(發) 집값 불안의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이처럼 막연한 기대심리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향후 지정될 분당급 신도시는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남지역에서 분양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는 SK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등이다. 이 가운데 SK건설은 강남 논현동 250번지 일대에 3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일반분양물량은 16가구 정도이다. 또 역삼동 개나리 5단지를 재건축해 240가구 중 48가구를 일반에 공급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서초구 방배동에서 240가구를 지어 모두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밖에 금호건설은 방배동에서 오는 9월 주상복합 84가구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