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등 4대강 하천서 항생제 과다 검출”
단병호 의원 ‘환경중 의약물질 노출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밝혀
2007-02-24 최봉석 기자
[133호] 한강을 포함한 국내 4대강 하천수에서 동물용 항생제와 인체용 항생제 등 13종의 물질이 검출되고,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도 3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1일 국회 환경노동위 단병호 의원(민노당)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환경 중 의약물질 분석방법 연구 및 노출실태 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유역 하천수에서 조사대상 의약물질 17종 중 파메톡사졸(동물용 항생제)과 린코마이신(인체용 항생제) 등 13종의 물질이 검출됐다.
또 하수처리장 및 축산폐수처리장 유입수에서 16종, 하수처리장 및 축산폐수처리장 방류수에서는 13종이 검출됐다.
이는 연구기관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유역의 하천수, 하수처리장 및 축산폐수처리장의 유입수 및 방류수 등 총 40개 지점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시료를 채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항생제(인체용, 동물용), 소염제, 해열제, 진통제 등 의약물질 17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수계의 하천수에서 검출된 의약품은 아세트아미노펜(진통.해열제), 트리메소프림(항생제) 등 인체용 7종과 설파메톡사졸(항생제), 설파메타진(항생제) 등 동물용 6종이다.국내에는 아직까지 환경 중 의약물질에 대한 규제기준이 없는 가운데, 미국 FDA가 하천수의 환경생태계 무영향 농도로 간주하는 ‘1㎍/L 이하’의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총 7개 지점에서 린코마이신, 이부로펜(소염제), 설파메타진 등 3종의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검출 농도는 이부프로펜(인체용 소염제)이 최고 3.528㎍/L, 린코마이신 2.657㎍/L, 설파메타진 1.546㎍/L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의약품보다 높게 검출됐다. 특히 하수처리장 및 축산폐수처리장 유입수에서 16종의 의약물질이 검출됐는데, 각각 하수처리와 폐수처리를 마친 방류수에서 여전히 13종이 검출됨에 따라 검출 농도는 비록 낮지만, 현재의 환경기초시절로는 사실상 대부분의 의약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국내에 유통되는 의약품은 약 16,000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고 사람이나 동물에게 사용되는 항생제 투여 용량의 약 30%~90%가 소변을 통해 활성물질로서 배출될 수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 있으나, 의약물질의 노출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단병호 의원측은 전했다.국내 유통 의약품만 1만6천여 종
단 의원은 “가정에서 복용 후 남은 폐의약품을 변기나 하수구에 버리고, 가축사육 농가에서 가축용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게 현실”이라며 “의약물질의 환경 유입경로, 하천 등 수생태계 교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확대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검출농도가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조사 대상물질에 대해 추가 등 확대조사할 방침이다.특히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16종과 의약품 생산량 또는 사용량 조사에서 선정된 우선대상 물질 11종을 추가로 조사대상에 포함시켜 총 27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이와 함께 2차 모니터링 실시 결과 농도가 계속 높게 나타날 경우 환경으로 유입되는 경로 분석 및 폐기의약품 관리 등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비율은 59%로 WHO의 23%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