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원들 ‘키리바시’서 아동성매매 충격
임신은 ‘기본’, 미성년자 33%… 피해자 중엔 14세도
2007-02-24 매일일보
[매일일보닷컴] 한국선원들이 남태평양 도서국가이자 원양어선 기항지인 키리바시에서 아동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를 수시로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10일간 키리바시 현지 정부기관, 민간단체, 피해 여성과 아동 가족, 현지선원 등을 상대로 한국선원의 키리바시 여성 청소년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와 관련,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한국선원들이 최하 14세인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착취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선원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여성청소년 등 24명 가운데 18세 미만인 경우가 7명이었으며, 과거 18세 미만이었을 때 한국선원을 상대로 성매매를 시작한 경우도 2명이나 돼 3분의 1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대상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여성은 초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나이인 14세였다.한국선원들은 지난 2003년 키리바시 정부가 한동안 한국어선 정박을 금지할 정도로 주점이나 배안에서 아동 성매매를 일삼았고, 이 사실이 2004년 국제회의를 통해 발표되면서 국가적인 망신을 당한 바 있다.그러나 이런 국제적 망신에도 불구, 키리바시 청소년을 상대로 한 한국선원의 성착취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번 조사결과에서, 이들 청소년과 여성이 한국선원과 성관계를 갖기 시작한 시기는 조사대상 중 16명이 지난해라고 응답했다. 이는 2003년 키리바시 정부의 한국선박 정박 금지 조치, 2004년 국제회의의 한국선원 키리바시 청소년 대상 성매매 문제 발표 이후에도 한국선원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착취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한국선원들의 키리바시 여성 성착취 보도 이후 한국선원들은 키리바시에 상륙하지 않았지만 2006년부터 선원들이 다시 키리바시에 상륙, 성매매를 중단했던 소녀들을 상대로 또다시 성착취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항금지 조치가 풀리자마자 또다시 성매매에 나선 것.청소년 위원회는 특히 조사대상 가운데 한국 선원과의 성매매에 따라 임신 중인 여성은 2명이고, 아이를 낳아기르고 있는 여성도 3명이나 됐다면서 “한국선원들은 아이를 전혀 돌보지 않거나 입항할 때 찾아와 돈을 주는 데 그쳐 키리바시 2세들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10월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남태평양에서 이루어지는 선원 성매매의 심각성을 고발하기도 했다. 유엔아동기금도 지난해 12월 한국 선원들의 미성년 성매매에 관한 보고서를 낸데 이어 올해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