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기업 트렌드, ‘차등의결권·여성이사·주주행동주의’ 확대
한경연, 미국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트렌드 분석
2018-09-13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지배구조 트렌드로 △차등의결권 도입 증가 △여성이사 비율 증가 △주주행동주의 확대를 꼽았다.한경연은 13일 ‘혁신기업과 기업지배구조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기업의 지배구조는 규모와 특성, 나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혁신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최근 지배구조 트렌드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지배구조 트렌드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차등의결권의 도입 증가라고 주장했다.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차등의결권 도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6년 11.3%를 기록했다.대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은 구글과 페이스북, VM웨어 등이 있다. 박현성 한경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1주 1의결권’ 원칙에 따라 차등의결권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기업의 장기비전을 설립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는 혁신기업에 한해 도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에 대한 주주행동주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주주 행동주의의 증가는 주로 S&P100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져왔으나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실제로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중 톱15 기업에 대한 주주행동주의 비율(최소 1회 이상 공격)은 2016년 73.3%로 조사됐다.박현성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도 이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창업자의 지분율이 낮은 IT 혁신기업의 경우 차등의결권 도입과 같은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실리콘밸리 기업의 여성이사 비율이 증가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점으로 꼽았다.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추구 경향은 주로 여성 이사의 비율 증가로 측정할 수 있는데,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경우 여성 이사 비율이 1996년 2.1%에서 2016년 14.1%로 꾸준히 늘고 있다.이 같은 트렌드는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 외에도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에서 추구하고 있다.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7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 이사회 임원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이사회 여성임원비율은 2.4%로 아태지역 20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박현성 연구원은 “우리도 혁신기업들이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