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추가 배치 후폭풍…생활용품 中企 ‘전전긍긍’

락앤락·오토비스, 中‘출구 전략’·동남아로 ‘회피 전략’…대책 마련 부심

2018-09-14     이종무 기자
[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4기 추가 배치로 중국이 경제 보복 조치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일부 중소기업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드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기업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불매 운동 등 중국 현지 소비자의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생활용품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내몰렸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밀폐용기 전문기업 락앤락[115390]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해외 주요 시장이던 중국에서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등지로 판로를 확대하는 등 ‘중국 출구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락앤락의 상반기 중국 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997억7205만원을 기록했는데, 특히 중국 내에서도 주력 시장으로 꼽히던 상하이와 쑤저우 지역의 매출이 반토막 났다. 사드 리스크가 본격화된 지난 2분기에 현지 분위기를 고려해 매년 실시해왔던 오프라인 행사도 전면 취소,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하지만 중국 내 상황이 더욱 노골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급격한 실적 하락에 따른 일시 ‘사업 중단’이나 ‘철수’와 같은 결정도 고려하지 못할 선택권은 아니라는 관측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다른 해외 시장에서 만회하기엔 역부족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신세계 이마트 등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도 올 연말까지 완전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을 통한 유통 채널이 줄어드는 것도 중소기업으로서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자동물걸레청소기 전문기업 오토비스는 국내외 이슈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회사의 해외 주요 시장인 중국 현지에서 불매 운동과 대금 미지급에 대한 우려와 국내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산업용 전기료 인상 우려로 생산 설비의 동남아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최태웅 오토비스 대표는 “중국에서는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와 국내에서는 인건비 등 생산 비용 증가로 동남아 국가 등으로 공장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일각에선 정부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13일 정부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주재로 ‘제13차 한중통상점검 TF회의’를 열고 사드 4기 임시 추가 배치에 따른 대중(對中) 통상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범부처 역량을 결집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사드 피해 기업 지원책은 ‘고육책’”이라며 “현장의 중소기업들 스스로 난국을 헤쳐가기엔 어려움이 있다. 정부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더 강력한 타개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