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씨티은행장, 연임 가능성은?
연임 선례·경쟁자 부재…연임 가능성 높아
점포 축소·고액 연봉 등 노조 비판 걸림돌
2018-09-14 김솔이 기자
[매일일보 김솔이 기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의 임기가 다음달 말 만료되면서 차기 행장 선임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임 행장이 5번이나 연임한데다 경쟁 후보로 거론되는 이가 없어 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박 행장의 연임에 대한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번달 안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씨티은행장 선임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행장 후보는 임추위에서 추천한 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확정한다.임추위는 박 행장을 비롯해 김경호 홍익대 교수, 한상용 중앙대 교수, 안병찬 명지대 교수, 이미현 연세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고 프란시스코 아리스떼기에따 비상임이사·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 경영책임자 등도 포함돼있다.특히 현재 씨티은행은 CEO 승계프로그램인 ‘핵심 인재 검토(Talent Inventory Review)’를 통해 지난해 12월 후보군 두 명을 선정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서는 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먼저 뚜렷하게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가 없다. 시중은행장들의 선임 시기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주요 금융권 인사들이 후보로 오르내리지만 현재 박 행장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인물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특히 박 행장 재임 기간 동안 씨티은행의 경영 성과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8억원보다 26.9% 증가했다.여기에 전임 행장인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장기 집권한 선례가 그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전임 행장인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한미은행 시절인 2001년부터 13년 간 무려 5번 연임에 성공하며 시티은행을 이끌어 왔다.그러나 박 행장 연임에 대한 씨티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먼저 노조는 박 행장의 경영 방식과 과도한 보상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전체 점포의 70% 이상을 줄이는 대규모 점포 통·폐합 계획을 발표하며 노사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노사 갈등 문제는 지난 7월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안에 합의하며 인단락됐지만 노조는 여전히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며 점포 통·폐합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다.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들이 찾아오는 서비스가 아니라 은행 직원들이 고객들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영업 압박이 더욱 심해진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노조 측에서는 점포 재편에 따라 창구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콜센터로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또한 노조는 성과에 비해 박 행장의 연봉이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비판했다. 박 행장은 올 상반기 10억8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받은 8억5000만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받은 8억4000만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특히 노조는 씨티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을 냈는데도 박 행장의 보수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은 행장 선임 절차가 복잡하고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외국계 은행은 그렇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지점 통폐합으로 국회까지 나서는 등 논란이 있던 터라 연임 가능성을 확정짓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