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배치' 놓고 與野 외교안보 대립 격화

여당 "한국당 방미, 무책임의 극치", 보수야당 ‘핵무장' 필요
국민의당, '비핵화' 안철수 입장 변화, 내부 찬반 갈려...

2018-09-18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재배치 등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북핵·미사일 위기 대응 방안을 둘러싼 여야의 외보안보 대립이 격화지고 있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전술핵을 요구하는 한국당 방미단을 두고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고, 자유한국당 및 바른정당 등 보수를 중심으로 한 야당은 거듭 핵무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앞서 17일 자유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특사단은 미국에서 정부, 의회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현재 전술핵 재배치는 어려움이많다", "핵우산을 믿어라" 등 부정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국당 방미단이 방미 성과로 ‘전술핵 배치 설득에 실패했다’고 자인한 황당한 행태를 보여줬다"며 "국가안보를 정략적으로 국내정치용, 무책임한 심리전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현 대변인은 또한 "미국정계와 국제사회의 '핵확산 방지'라는 상황과 변화를 전혀 읽지 못하고, 핵확산을 초래할 전술핵 배치를 해달라고 애걸하는 치기어린 자유한국당의 행동은 중단돼야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반도 비핵화를 당론으로 정한 바 있는 국민의당은 최근 핵무장과 관련해 당지도부에서부터 입장 변화가 뚜렷하다. 최근에는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잇따라 전술핵 도입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계기로 당내 찬반 논란이 가열됐다.안 대표는 이날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 관련 대응방향 및 해법'을 주제로 열린 조찬 세미나에서 정부의 대북 인도적지원 방침, 보수 진영의 독자적 핵개발 강경론 등을 언급하며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남한 자체 핵무장과 관련해 여야 대립이 더 격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와 전술핵 배치 찬성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계속 이슈화하려 하고, 여당은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보조하기 위해 이런 여론 흐름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한편,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고 자체 핵 개발을 하겠다고 밝힌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발언에 대한 야당 내부 비판여론도 심화되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홍 대표 발언은 한미동맹을 붕괘하고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것과 다른바 없다”며 “한미동맹을 수호는 보수의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홍대표는 보수의 레드라인 넘은 것”이라며 “발언을 당장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는 국제 사회의 제재를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홍 대표가 너무 극단적으로 말했다.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만한 발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