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외교안보 투톱 갈지자 행보, 여야 공방 가열

보수야당 “문정인 해임”…송영무에겐 “할 말 했다”
민병두 “‘문정인 비판’ 송영무, 대통령 인사권 도전”
단, 여타 여당 의원들 송영무 발언 "당연하다" 반응도

2017-09-19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청와대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비판한 송영무 장관을 엄중 주의 조치한 것과 관련해 여야는 19일 정부의 대북 외교라인 혼선과 관련지어 공방을 이어갔다.앞서 1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은 문 특보를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의 외교안보 투톱인 문의상 특보와 송 장관의 엇박자 행렬은 유명하다.한미연합을 중요시 하는 송 장관과 달리 문 특보는 동아시아재단과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활동을 중단하면 미국과 논의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 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한미연합 축소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이후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군사훈련과 전략무기 배치가 한반도의 긴장을 증폭시키고 북한의 대응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해 송 장관과 공공연히 갈등을 빚어 왔다.이번 청와대와 징계조치와 관련해 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포함한 보수야당은 문 특보의 친북·낭만적 외교·안보관에 큰 문제가 있다며 문 특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문 대통령을 저격했다.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특보를 '북한 특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 특보라는 사람이 북핵 동결과 한미군사훈련을 맞바꾸자는 식으로 한미동맹 해체와 북핵무장 인정 발언을 계속하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따져물었다.그러면서 "이런 사람들 대통령 곁에 두고 수시로 자문을 구하는 게 외교·안보 노선을 대화와 제재,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갈팡질팡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홍문표 사무총장도 "문정인 특보와 송영무 장관의 발언이 엇박자를 넘어섰다"며 "대한민국 국방 책임자가 왜 1명이 아닌 2명인지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도 이날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송영무 장관을 엄중 주의조치 한 것과 관련해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주의를 받거나 경질돼야 할 대상은 송 장관이 아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라고 주장했다.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민병두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송 국방장관이 문정인 특보를 공식 석상에서 비판한 것을 두고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질타했다.민 의원은 “송영무 국방장관이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에 대해서 정책차이를 넘어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하발언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각료로서는 하기 힘든 망말일 뿐 만 아니라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그러나 민홍철 의원을 비롯해 여타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입장을 고려해) 국방부나 외교분야 중 어느 쪽에 대한 편을 들지 않으면서도 송 장관의 발언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당 내부에서도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 투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