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엔 데뷔서 선보인 ‘외교 다변화’…북핵 컨센서스 주도

전통적 4强국 외 영국·체코·세네갈 등과 정상회담 개최
국제사회에 ‘평화적 북핵해결’ 공감대 높이겠다는 의도

2018-09-20     조아라 기자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데뷔’ 무대에서는 ‘외교 다변화’를 통한 북핵 컨센서스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빛났다.취임 이후 줄곧 한반도 주변 4강(强) 중심의 외교에서 탈피할 것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이번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유럽과 중동,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도자와 연쇄 회동을 통해 우리나라 외교 지평을 넓히는데 주력했다.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를 기회삼아 전통적 우방인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추진과는 별개로 영국과 체코, 세네갈, 이탈리아 정상과 회담을 개최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행보는 북핵문제를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조에서 탈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면서 강대강 대치로 치닫고 있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평화적 북핵문제 해결’에 무게를 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높이겠다는 의도다.때문에 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갖은 첫 정상회담은 의미가 남다르다.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최근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영국이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고 대북제재 결의를 이끌어주신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고, 이에 메이 총리는 "북핵·미사일 위협은 동북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안전에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단합해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메이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정상과 모두 개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의 첫 직선 대통령인 밀로쉬 제만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체코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단합해 강력히 대응해달라며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제만 대통령은 EU를 포함한 국제무대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문 대통령은 또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프리카 국가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세네갈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으며 살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북핵 문제 관련 대응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이라크의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아바디 총리가 유엔총회에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정상과의 회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오는 11월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필리핀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EAS(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동남아 정상과의 외교에도 나설 예정이다.또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본부에서 주최한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해 미국·일본 정상 외에 요르단, 라이베리아, 기니, 리투아니아, 터키, 스위스 정상과 헤드테이블에 앉아 친분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