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800만弗 대북지원 결정...野 '시기' 놓고 반발

국민의당 "왜 지금" 의도 지적, 보수야당 "퍼주기 시작"
한국당 "남북협력기금 축소해 전술핵 재배치 해야"

2018-09-21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정부가 21일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가운데, 야당은 그 시기를 놓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정부는 이날 28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아동과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을 위한 도움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네스코(UNICEF)와 세계식량계획(WFP)에 각각 350만 달러, 45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공여키로 의결했다.구체적인 지원 시기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관계 상황 등 고려해 통일부 장관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원을 밝힌 시점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 굳이 동맹체제에 균열을 내면서까지 이 시점에 이런 발표를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앞서 문 대통령이 대북지원을 언급한 순간부터 이를 '퍼주기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대북지원에 대한 대북제재 협조국들의 우려를 '코리아패싱', '문재인 패싱'과 연관지어 강력 반발하고 있다.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 같은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불식시키고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남북협력기금을 축소시켜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한 국방 예산으로 전환, 국방력 증강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바른정당도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더라도 실제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즉각 재검토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김세연 정책위의장은 "탈북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에 따르면 오지로 가야될 물건들이 평양의 특권층으로 보내진다"면서 "김정은 체제 유지에 도움만 되는 노력(대북 지원)을 해야 되는지 재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한편, 그러나 대북 지원이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남북관계 상황을 봐서 실제 지원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인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