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佛 은행 1.2조·동양증권 7천억 자금성격 밝혀라"

골드만삭스, 현대건설 채권단에 자금출처 재검토 공식 요청

2010-11-23     이황윤 기자
[매일일보] 현대차그룹의 인수관련 자문사인 골드만삭스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사진) 인수자금에 대한 재검토를 채권단에 공식 요청했다. 자금출처를 분명히 밝혀달라는 요청이 현대그룹을 제외한 전 분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채권단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 현대차그룹 자문사인 골드만삭스가 22일 매각주간사와 채권단 주주협의회에 현대그룹이 조달한 1조2000억원의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이를 조사해 달라고 공문을 통해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대금 5조5100억원 중 1조2000억원을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예치된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 예금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제출한 예금증명서 만으로 인수자금 출처 확인이 불명확하다며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 총 자산이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1조2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치금을 보유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금융권은 현대그룹이 동양종금증권에서 조달한 7000억원의 투자 성격도 미심쩍다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 증권사가 수천억원대 자금을 정상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현대그룹이 동양종금증권과 과도한 옵션 계약 등을 맺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의혹이 끊이지 않자 23일 현대건설 채권단도 현대그룹에 나티시스은행의 예금 1조2000억원과 동양종금증권 자금 7000억원에 대한 소명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총 자산이 33억원 뿐인 회사가 어떻게 1조2000억원의 예금 잔고를 갖고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이 자금에 대해 현대그룹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할 경우 자칫 비자금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평가는 변경될 가능성이 없으며 현재까지 그럴만한 상황도 발생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매각절차를 진행하면서 자금조달 내용 중 허위나 위법적인 사실이 발견될 경우 양해각서(MOU)나 본계약(SPA) 규정에 의해 처리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