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쉬운 해고·취업규칙 변경완화' 양대지침 폐기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 핵심, '가이드라인' 역할
저성과자 등 '일반해고' 불가...재계 "유연성 위축"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합리성' 있어도 동의 필요

2017-09-25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른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 핵심인 양대 지침을 공식 폐기했다.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47개 산하 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용노동부가 이날 폐기 방침을 발표한 2개 지침은 '공정인사 지침'과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이하 취업규칙)이다. 공정인사 지침은 이른바 저성과자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의 고용을 중단하도록 '일반해고'를 허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앞서 박근혜 정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저성과자를 추려내고 이들에게 재교육·배치전환 등의 마지막 기회를 준 뒤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거나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근로자'를 일반해고 대상자로 규정해 합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에 관한 지침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불리한 사규(불이익 변경)를 도입할 때 노조나 노동자 과반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게 골자다. 취업규칙은 채용·인사·해고 등과 근로조건 및 비근로조건과 관련된 사규를 말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시 취업규칙 지침을 만들면서 판례에 근거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변경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변경했다.하지만 노동계는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면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을 마음대로 도입할 수 있다고 반발했고, 실제로 양대 지침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업자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할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다.다만 경총을 포함한 재계는 이번 양대지침 폐기와 관련해 "'취업규칙 지침'이 사실상 박근혜 정부가 주도한 '호봉제 폐지, 성과연봉제 도입' 정책을 위한 기반이었던 만큼, 지침은 폐기되더라도 성과연봉제 확산 분위기는 유지되어야 한다"며 "또 일반해고가 가능해야 기업도 신규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