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보수통합'?…洪 "전대 전 통합" vs 柳 "전대 방해 말라"

한국당, 통합 작업 공식 착수…'당대당 통합'도 OPEN
유승민 "그 영감님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라" 경계

2017-10-11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1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 통합을 주장한 것을 두고 바른정당의 19대 대선 후보이자 대표적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이 "전당대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이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보수 분열이 고착화한다"며 그전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간 지지부진 했던 보수 통합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에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홍문표) 사무총장이 중심이 되서 보수 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을 공식적으로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흡수통합론'을 역설했던 홍 대표가 이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통합'을 언급, 당대 당 방식의 통합 가능성도 열어둠으로서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나타낸 것이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이날 '11월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이라는 구체적인 통합 시간표를 내세워 보수대통합 작업에 공식 착수하면서 통합 찬·반파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통합을 원하면서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던 이유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전제조건 때문인데, 이제 한국당도 (박 대통령에 대한) 탈당에 대한 결심이 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통합 시간표는 바른정당 내 통합파들을 한층 자극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문에 의하면 바른정당 내부에 5명 이상의 의원들이 (전대 전 당 대 당 통합이 안되면) 탈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보수 통합을 주장하는 김무성 의원계 의원들과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바른 정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직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강력하게 부딪히고 있다.

바른정당 최대 창당 공신이었지만 현재 대표적 통합론자인 김무성 의원은 "홍 대표의 통합 데드라인에 공감한다"고 지지했고, 역시 통합론자인 황영철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통합이라는 큰 원칙 속에 하나가 되어 지지자와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이전까지 당내 통합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는다면 어떤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레 탈당 카드도 시사했다.

반면 대표적인 자강론자인 유승민 의원은 "저희들로서는 (통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선을 그으면서 홍 대표를 향해 "전당 대회를 방해하지 말라. 그 영감님(홍준표 대표)은 자유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시라"고 쏘아부쳤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이 모인 '보수 우파 통합추진위원회'은 이날 오후 4시, 국회에 모여 통합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바, 회의 직후 보수 통합 논의는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