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주가조작 혐의' 한화그룹 전 CFO 영장

2010-12-01     한승진 기자
[매일일보]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위장계열사들의 1조원 상당의 채무와 운영자금을 계열사에 떠넘긴 뒤 이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전 한화그룹 재무담당 책임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1일 한화그룹 전 재무담당 책임자(CFO)인 홍동옥 여천NCC(주) 대표(62)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는 차명계좌 348개와 차명주주회사 12개, 무기명 채권 등을 통해 수천억원~1조원대 비자금을 만든 혐의(조세포탈, 공정거래법 및 증권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한 완전 자본잠식된 위장계열사 부평판지, 한유통, 웰롭(웰로스 전신) 등 3곳의 채무 4000억원을 계열사에게 지급보증케하고 연결자금을 제공하도록 해 990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 등)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부당지원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이 과정에서 상장 계열사의 3200억원대 유상증자 및 공모사채를 실시한 혐의(증권거래법상 사기적부정거래 등)도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의 지배권 확립을 위해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대한생명 주식인수 콜옵션 권리 6547만여개를 김 회장이 지분 35%를 소유 중인 ㈜한화와 한화가 100% 지분을 소유한 ㈜한화건설에 무상으로 양도시켜 계열사들에게 573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 등)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홍 대표는 기업세탁 과정에서 다단계 합병.분할, 부동산 상호거래, 빈번한 회사명 변경, 유상증자, 선급금 지급 등을 위장한 분식회계를 실시했으며 위장계열사인 태경화성이 한익스프레스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차명계좌를 동원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기업세탁된 위장계열사 1곳을 김 회장 일가에 저가 매도해 계열사 등에 38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해 홍 대표에게 이를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법리상 따져 봐야할 문제다"면서 "김 회장의 지시 및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