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용역비 소비자원 조사 실제 정책 반영 잘 안돼
부처 건의 연구 과제 377건 중 165건만 반영
2017-10-16 박숙현 기자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소비자원이 수십억원의 용역비를 들여 조사한 시장조사 및 연구 결과가 실제로 제도에 반영된 건수는 절반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8월까지 소비자원이 부처나 사업자단체 등에 전달한 시장조사·연구 결과 377건 중 제도 개선에 실제 반영된 건수는 165건(44%)에 불과했다.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212건 중 61건은 ‘업무 참고’용으로 분류됐고 14건은 ‘반영 검토 중’이었다. 나머지 137건은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접수한 부처가 소비자원에 아예 회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5년여간 수행한 377건의 과제에 투입된 예산은 총 22억2900만원으로, 이 중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212건의 연구 과제에 투입된 예산은 10억1600만원이었다.최근에는 소비자원이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난 뒤 부처나 사업자단체 등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소비자원이 소비자의 피해 원인 규명 및 상품 등의 품질‧안정성을 위해 실시하는 시험검사의 경우 2014년까지 모든 검사 결과가 제도 개선을 위해 부처 등에 전달됐으나 지난해의 경우엔 18건의 과제 중 단 2건만 결과가 전달돼 1건만 정책에 반영됐다. 박용진 의원은 “부처 수용률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소비자원이 부처에 권고조차 안 한 비율이 최근 크게 늘었다”며 “소비자원이 소비자 문제에 대해 브리핑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주목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에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