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영란법 '3·5·10→10·10·5'로 개정 추진

"이번 정기국회 내 김영란법 개정할 것"
"권익위와 함께 시행령만 고치면 해결"

2018-10-18     박규리 기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은 18일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농어촌 및 서민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 내에 김영란법 개정을 이루어내겠다고 공언했다.TF는 이날 국회에서 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부처 관계자와 농축수산·화훼·외식업계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인한 피해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피해 상황을 듣고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피해업계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들은 한국당은 김영란 법 내용 중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 의례, 부조 등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선물, 음식물, 경조사비 등에 한해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까지 허용한다는 이른바 '3·5·10 규정'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민심은 3·5·10 조항에서 경조사비는 더 줄여도 되지만 식사와 선물비는 너무 적으니 현실적으로 올리라고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당은 자체적으로 3·5·10 조항을 10·10·5로 개정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 문제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권익위원회와 함께 시행령만 고치면 해결할 수 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도 김영란법 시행 1년을 지켜보고 시행령을 고치겠다고 했는데 시름하는 농어민, 화훼 농가, 자영업자 등을 생각하며 빨리 조정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TF는 김영란법 적용 범위 조정과 법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지금의 김영란법은 적용 범위가 너무 넓다. 국민 10분의 1이 법 적용 대상이라는 건 맞지 않다"며 "뇌물성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장차관, 국회의원, 고위공무원 등에 대해 먼저 선물 문화가 사라지도록 한 뒤 그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더불어 그는 "법 적용대상에서 농·수·축산·화훼 등을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TF 팀장을 맡은 이완영 의원도 "현재 농수산물 등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라며 "여당은 현재 정무위에 계류 중인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의원은 또한 "청탁금지법 영향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법 개정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또한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그동안 농축수산업계와 화훼업계, 외식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강효상 의원은 김영란법의 적용범위와 관련해 "법 체계부터 틀렸다"며 "공무원의 청렴을 위해 입법을 시작했는데 거기에 언론인과 사립 교원 그리고 배우자까지 넣어서 약 1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괴물법이 됐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강 의원은 "3·5·10이라는 비현실적인 규정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는데 권익위는 왜 시행령을 고치라는 위의 명까지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한편, 김영란법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김영록 장관도 자체적으로 청탁금지법 가액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김영란법 관할 위원회인 권익위원회와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6일 세종시 인근 한 음식점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은 11월 대국민 보고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내년 2월 설 연휴 이전에 청탁금지법 가액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도 현행 청탁금지법이 제한하고 있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가액기준인 3·5·10만원을 5·10·5만원(화환 별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