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전문가 "文정부 일자리 로드맵 실효성 의문"

민간투자 촉진방안 미미한 수준
기업환경 악화로 투자 감소 우려

2018-10-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민간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이 신규 투자를 촉진시킬 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는 물론이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우려다.18일 정부는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앞으로 신규 채용 시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기존 비정규직은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최저임금도 1만원까지 오르며 근로시간 단축도 가시화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주 52시간 근로와 연 1800시간 근로시간으로 목표치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연장근로 특례업종은 줄어드는 등 산업계 전반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당장 내년부터 기업 경영활동에 큰 위협이 되는 방안들이 현실화될 예정이지만 정부가 제시한 투자 촉진 방안은 미미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금융, 공공조달 입찰과 관련한 혜택과 R&D(연구개발)나 창업 지원 시 우대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다.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에 대해 재계와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구체적인 정책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고용시장의 경직성을 심화할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복지팀장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근로시간 단축 등과 같은 고용 현안은 노사정 합의를 해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현재 단순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근로자 간 갈등이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추진이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전경련 산하 경제연구소다.경총 관계자도 “일자리 문제가 중요한 현시점에서 중장기적 관점의 정책 로드맵이 마련된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다만 일자리 질 제고를 위한 정책 상당수가 노동시장 경직성을 심화할 수 있어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노사정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재계 관계자 역시 “최저임금 인상 등 생산 비용 증가가 지속될 경우 생산방식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생산량 조정과 같은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어 이는 근로자 개개인의 소득 감소를 야기할 것”이라 설명했다.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일자리 창출 로드맵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을 시작으로 민간 부문의 투자를 독려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 촉진 인센티브 등 친환경 기업풍토 조성 방안 등이 빠져 있어 경직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이어 그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목표 아래 추진되는 정책들은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 효과보다 기업 환경 악화에 따른 고용 감소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의 이익이 증가해야 고용 등 투자를 하는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외국 경제학자도 정부 주도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해 “올바른 길로 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그는 “소득 불평등을 해결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는 정책은 무료 급식을 나눠주는 거시 경제적 정책으로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현 정부 정책보다 맞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