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재개 공론, 정부 '탈원전' 정책 제동

여당 "신고리 재개 탈원전과 별도 문제"

2017-10-2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에 힘이 실리면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 ‘탈원전’을 전면에 내세운 공약을 바탕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됐지만 국민은 원전을 택했다.20일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는 공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참여단의 최종 4차 조사 결과 건설재개 59.5%로 건설중단 40.5%보다 19% 높았다.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시민참여단 471명의 최종 4차조사결과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6% 포인트로 산출됐다. 양쪽 의견의 편차는 정확히 19%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표본 추출 오차범위 벗어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김 위원장은 “조사회차를 거듭할수록 건설재개 비율이 높아졌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회차를 거듭할수록 건설재개의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20대, 30대의 경우 증가 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정부가 이미 1조6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종합공정률이 약 29.5%(시공 11.3%)에 달한다. 건설재개 결정에 따라 사업 중단에 따른 보상비용 등 없이 공사가 이어질 전망이다.정부는 앞서 공론화위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조속하게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신고리 5·6호기가 건설이 되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추진돼도 대한민국에 원전이 사라지는 시점은 7년 더 늘어났다. 당초 2015년 10월 가동한 신고리 원전 3호기 수명이 다하는 2075년 10월에서 2082년으로 증가한 것이다.이번 결정이 신고리 5·6호기에 해당되는 것이지만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정책 집행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에너지 정책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다만 정부와 여당은 이번 결정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공론화 결과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산자부는 최근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석탄발전의 친환경화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재확인한 바 있다.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결론 도출 과정 만큼 권고안 수용이나 국민과 약속 이행도 중요하다”며 “공론화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뜻인 만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다만 그는 “탈원전 문제와는 별개 문제로 신고리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며 “그것에 따라 에너지 전환 정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신고리 5·6호기 문제와 별도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